<이경은·유창희 교수의 똑똑한 요리교실>먹기 좋은 딸기가 잼도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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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겨울에 딸기를 먹는 것은 이제 이상한 일이 아니다. 봄이 제철인 딸기는 비닐하우스 재배가 많아지면서 제철이 겨울로 바뀌어 버린 것 같다. 딸기는 항산화 효과가 있는 비타민C가 귤이나 사과보다 많다. 따라서 가정에서 사과를 믹서에 갈아 생과일주스를 만들 때 딸기를 2∼3알 정도 같이 넣고 갈면 사과주스의 색이 변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물론 딸기향이 은은하게 더해져 맛과 향도 더 좋다.

우리는 항상 식품을 구매할 때 기대하는 맛이 있는 것 같다. 하지만 그러한 맛이 아닐 때는 실망하고 만다. 딸기도 예외는 아니다. 새콤한 듯하면서 달콤하고 부드러운 맛을 기대하고 딸기를 사지만 항상 그런 맛을 내는 것은 아니다. 이는 판매되는 딸기의 품종이 다양하기 때문이다. 10년 전쯤만 하더라도 일본 품종인 육보나 장희가 시판 딸기 품종의 90%를 차지했다. 하지만 2009년부터 딸기가 국제품종보호제도(UPOV) 대상 품목으로 지정되면서 외래품종 딸기에 대해 로열티를 내야 했다. 그 때문에 국내산 딸기 품종 재배 및 개발이 확대되어 현재 설향이나 매향이 시판 딸기의 90%를 점유하고 있다. 특히 설향은 재배 딸기의 77.2%를 차지하고 있으므로 우리가 먹는 딸기는 설향일 가능성이 높다.

딸기는 생으로도 먹지만 잼을 만들어 빵에 발라 먹기도 한다. 펙틴은 식물 세포벽 사이에 분포하는 물질로 설탕과 산의 존재로 인해 촉촉한 질감의 젤리와 같은 상태를 만들며, 덜 익은 과일이나 너무 익어 무른 과일에는 함량이 적다. 그래서 잼을 만들 때는 먹기 좋게 잘 익은 과일을 선택하도록 한다. 그럼 이제 잘 익은 딸기로 잼을 만들어 보자. 우선 딸기를 씻어서 꼭지를 제거한 후 냄비에 넣고 중불에 끓이기 시작한다. 잠시 후 딸기의 수분이 밖으로 나오면서 딸기가 물러지기 시작하는데 이때 잼의 중요한 구조를 만드는 펙틴이 함께 밖으로 나오게 된다. 가끔 딸기와 설탕을 함께 넣고 끓이는 경우가 있는데 이렇게 하면 딸기가 잘 으깨지지 않는다. 딸기가 물러지면 주걱으로 꾹꾹 눌러 잘 으깬 뒤 설탕과 레몬즙을 첨가해 준다.

설탕은 녹아서 나온 펙틴 분자의 거리를 가깝게 해주는데 이때 레몬즙(산)이 펙틴 분자들 사이에 다리를 만들어 연결함으로써 비로소 잼이 된다. 그런데 잼이 갈색빛을 띠어 실망하는 경우가 있다. 왜 그럴까? 딸기의 붉은색은 안토시아닌이라는 색소에 의한 것인데 가열하면 갈변하는 것이 특징이다. 갈변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주걱으로 저으면서 장시간 가열하지 않는 것이 좋다.

유창희(서울여대 식품영양학과 초빙강의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