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예산안 편성지침>지자체 ‘선심성 복지’‘누리과정 미편성’ 땐 재정 불이익

  • 문화일보
  • 입력 2016-03-29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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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입술 깨문 유일호 28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7차 재정전략협의회에서 유일호(가운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자리에 앉고 있다. 연합뉴스

작년엔 세수 결손 면했지만
올해도 잘 걷힌단 보장없어

고강도 세출 구조조정 통해
지출 늘리는 대신에 효율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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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은 부족한데 일자리는 늘려야 하고….’

정부가 29일 국무회의에서 ‘부처별 재량지출(정부가 대상과 규모를 조정할 수 있는 지출) 10% 구조조정’ 등을 골자로 하는 ‘2017년도 예산안 편성 및 기금운용계획안 작성 지침’을 내놓은 것은 쓸 돈은 부족한데 쓸 곳은 많아 재정 건전성 악화가 불가피한 상황 때문이다. 증세에 나서지 못하는 만큼 대신 강도 높은 세출 구조조정을 통해 재정 건전성을 확보, 일자리 창출 등 경제 활성화를 위한 대책에 쓸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재정 당국의 고육지책으로 해석된다.

정부 예산의 근간이 되는 국세 수입은 지난해 담뱃값 인상과 부동산 거래 활성화 덕분에 예상치보다 2조2000억 원 더 걷히며 4년 만에 겨우 세수 결손을 면했다. 하지만 올해도 잘 걷힐 것이란 보장이 없다. 세계 경기가 여전히 부진하기 때문에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경제 역시 수출·내수 개선이 모두 불확실하고 안정적인 세입 확보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반면 저출산·고령화 현상의 심화로 연금이나 보험 등 의무지출(지출 근거와 요건이 정해져 축소가 어려운 지출)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성장동력 확충을 위한 일자리 만들기, 구조개혁, 신규사업 발굴에도 예산이 투입돼야 한다. 들어올 돈은 한정돼 있는데 지출이 급증하면서 정부는 올해 국가채무비율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40.1%로 사상 첫 40% 돌파를 우려하고 있다. 박춘섭 기획재정부 예산실장은 “인건비나 기본경비를 줄이기는 어렵기 때문에 각 부처가 사업비에서 10%를 줄여 이를 신규사업 등에 활용하라는 의미”라며 “예산 효율성을 높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실제로 얼마만큼 이행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이명박정부 때도 매년 각 부처에 재량지출을 10% 줄이라는 지침이 내려갔지만 실제 이행률은 1∼2%에 그쳤다.

이번 예산안 편성 지침에는 선심성 복지사업을 벌이거나 누리과정(만 3∼5세 무상보육) 예산을 편성하지 않는 지방자치단체에 재정적 불이익을 주는 방안도 담겼다. 정부는 선심성 복지사업의 예로 청년 구직자에게 현금을 나눠 주는 ‘청년수당’을 꼽았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의무경비 편성 이행장치도 마련키로 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지금은 의무경비로 지정만 돼 있고 이행장치는 없다”며 “논란이 많아 앞으로 이행할 수 있는 장치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재정 당국, 사업부처, 민간 전문가가 합동 실태점검반을 꾸려 재정집행 현장을 직접 조사하는 ‘재정집행 현장 조사제도’도 도입할 예정이다.

배상근 한국경제연구원 부원장은 “우리 경제가 어렵고 힘든 과정을 겪고 있어 재정 지출 금액을 늘리기보다는 가지고 있는 돈을 효율적으로 쓰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읽힌다”며 “다만 올해 우리 경제성장률이 하향 조정되는 조짐이고 조기 재정 지출로 인해 4분기로 가면 재정 역할이 축소될 수밖에 없는 점을 감안, 재정 건전성에만 매달리지 말고 추가경정예산 편성 같은 확장적인 재정정책도 어느 정도 고려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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