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is Story >“동일본대지진 직후 가족 두고 나홀로 일본行 … 5년의 공백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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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두아이 키운 아내에 감사
이달엔 셋째 출산까지 ‘겹경사’

“일본 방위대에서 야마자키(山崎)상 수상 사실을 듣자마자 가족들에게 가장 먼저 전화해 기쁜 소식을 알렸습니다. 5년간 저 없이 두 아이를 뒷바라지하고 셋째까지 배 속에서 키운 아내가 없었다면 아마 불가능한 일이었을 겁니다.”

5년여에 걸친 일본 유학 시절 동안 김진웅 공군 소령을 버티게 해 줬던 건 뭐니 뭐니 해도 ‘가족의 힘’이다. 2011년 한국에 아내와 두 아이를 두고 홀로 떠났던 김 소령은 곧 세 아이의 아버지가 된다.

현재 큰딸은 초등학교 2학년, 둘째 아들은 6세이고 막내는 이달 출산을 앞두고 있다고 한다. “남편으로서, 아버지로서 5년간의 공백이 있었다는 점은 앞으로도 갚아나가야 할 마음의 숙제지만 가족들이 자랑스러워할 만한 성과를 남길 수 있었다는 것은 큰 보람이라고 김 소령은 말했다.

일본 유학을 결정하면서 아내와 두 아이는 김 소령과 함께 일본으로 떠날 계획이었다. 하지만 2011년 갑작스럽게 발생한 동일본대지진으로 그의 가족은 이산가족이 됐다. 경기 부천시 한 중학교에서 일본어 강사로 재직했던 아내는 김 소령의 일본행을 적극 응원하면서 일본어 공부까지 도왔다. 김 소령은 “출발 1주일 전에 동일본대지진 소식을 들었는데 방사능 누출로 인한 가족의 안전 문제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나이 어린 두 자녀는 특히 건강관리가 중요할 때라 기러기 아빠 생활을 하기로 결정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일본에서 5년여간 이산가족 생활을 하면서 가족과 함께하는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을 어느 때보다 절실히 느낄 수 있었다. 일본 방위대 관사는 외국 유학생들에게 개방되지 않아 그는 학교 측에서 추천해 준 가정집을 월세로 빌려 이용했다. 아는 이웃도 없는 타지 생활을 하면서 가족에 대한 그리움과 외로움이 컸지만 공부와 연구에 매진하는 계기도 됐다.

김 소령은 “새로운 목표와 도전 정신 역시 앞으로의 인생에서 중요한 부분이 되겠지만 사실 그러한 것들은 일상적인 생활이 밑바탕이 돼야 가능한 것”이라며 “연구 외적으로는 전보다 더욱 감사한 마음으로 인생을 살 수 있게 된 것이 일본 유학의 큰 수확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