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준 “계파에 기대 선거운동 안하겠다”

친박 무소속 연대로 당선
여당 주류 벗어난적 없어

유기준 새누리당 의원은 청와대와 친박(친박근혜)계의 강한 만류에도 불구, 29일 원내대표 선거 출마와 관련해 “사퇴는 없다”고 출마 의지를 거듭 확인했다.

유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출마를 선언한 뒤 (청와대 등에서의) 사퇴 압박 등 일절 말이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내가 어디(특정 계파)에 기대서 득표 활동을 하고 그럴 생각은 처음부터 없었다”며 “그러나 나의 출신이 친박이란 것은 전혀 부인할 수 없는 일이고 탈박(탈박근혜)은 아니다”고 말했다.

유 의원이 최경환 의원의 종용에도 불구하고 출마를 강행한 것은 내심 새누리당 총선 참패의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최 의원이 자신의 원내대표 출마를 저지할 명분이 없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유 의원이 청와대의 경고도 무시한 것에 대해서는 해석이 엇갈린다. 당 일각에서는 유 의원이 박근혜정부 이후 영남권이 대구·경북(TK)과 부산·경남(PK)으로 분화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PK 중진 의원으로서 정치적 위상을 확보하기 위해 승부수를 던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유 의원은 이번 논란이 있기 전까지 친박계의 핵심으로 불렸다. 18대 총선에서 ‘친박 무소속 연대’ 소속으로 당선돼 복당한 그는 18대 국회 친박계 연구모임인 ‘여의포럼’의 간사를 맡았었고, 19대 국회에서도 친박계 모임인 ‘국가경쟁력강화포럼’의 총괄간사를 맡아 이끌었다. 지난해에는 해양수산부 장관으로 발탁돼 총선 전까지 재임했다.

친박계의 핵심이었다가 내부 마찰로 비주류가 되는 일은 이전에도 있어 왔다.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 유승민 전 원내대표, 진영 의원, 전여옥 전 의원 등이 그렇다. 하지만 유 의원은 자신은 비주류 행보를 하거나 탈박으로 가려는 게 아니라 탈계파를 선언함으로써 당내 통합 행보를 하려는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