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끝없는 도발에… 점점 단호해지는 中

안보리 의장국인 中
北 제재에 가장 적극적

시진핑 “제재 전면이행”
對北관계 기류변화 감지

중국이 이례적으로 북한의 연이은 도발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있다. 4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의장국인 중국은 지난 24일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 하루 만에 북한의 도발을 규탄하는 언론성명을 주도한 데 이어, 28일 북한의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 무수단 시험발사에도 곧바로 안보리 회의를 소집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이날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를 전면적으로 완전하게 집행할 것”이라고 밝힌 것과 맞물리면서 중국의 대북 태도에 상당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특히 중국은 지난 15일 무수단 시험발사부터 지난 23일 SLBM, 이날 2차례 무수단 발사까지 2주간 이뤄진 북한의 도발에 어느 때보다 가장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중국은 24일 북한의 SLBM 발사를 규탄하는 언론성명을 주말인데도 하루 만에 도출해냈고, 별도의 회의 소집도 없이 안보리 이사국들의 동의를 받아내기까지 했다. 이날 안보리 회의도 미국의 요청을 받기는 했지만, 중국이 곧바로 이를 수용한 것은 예전과는 상당히 다른 모습이다.

워싱턴의 외교 소식통은 “중국이 북한의 계속되는 도발에 굉장히 짜증이 난 것 같다”면서 “안보리 의장국을 맡고 있는 중국이 주말에도 성명을 내는 것을 보면 심기가 좀 불편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평가했다.

류제이(劉結一) 주유엔 중국 대사도 의장국 임기가 끝나기 하루 전인 29일 열리는 기자회견에서 유엔 안보리의 북한 도발 행위 규탄 성명 내용을 설명하면서 북한의 추가 도발 중지를 강하게 촉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북한에 추가적 도발을 중단하라는 강력한 경고인 동시에,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이자 의장국으로서 책임과 역할을 다 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중국은 왕이(王毅) 외교부장이 지난 2월 말 미국을 방문, 비핵화·평화협정 회담 병행 추진을 제안한 뒤 적극적인 중재에 나선 상황에서 북한이 잇따른 도발로 판을 흔드는 데에 대해 상당히 불쾌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 주석이 아시아 신뢰구축회의(CICA) 외교장관회의 기조연설에서 이례적으로 강하게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의 전면적 집행을 강조한 것은 북한에 대한 불편한 심기가 반영된 것이라는 게 외교가의 관측이다.

워싱턴=신보영 특파원 boyoung2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