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분화, 지금은 ‘예고편’일 뿐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마지막 회의 2일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원유철(오른쪽 네 번째) 대표권한 대행 겸 원내대표와 원내대표진이 마지막 회의를 앞두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선규 기자 ufokim@

원내대표 경선 파열음 끝나도
비대위·全大 놓고 입장 갈릴듯
대표 출마여부등 ‘뇌관’수두룩

새누리당 최대 계파인 친박(친박근혜)계 분화가 원내대표 경선 이후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정권 후반기에 접어든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 장악력이 떨어지는 시기인 데다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및 비대위원장 외부 인사 영입, 전당 대회 시기, 최고위원 경선, 20대 국회 운영 방향 등 주요 사안을 놓고 친박계 입장이 갈라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2일 새누리당에선 원내대표 경선 직후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등에서부터 친박계의 입장이 나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비대위원장 원내대표 겸직 또는 외부 영입 등에 대해 의견이 다를 수 있고, 친박계의 비대위 참여 문제도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비대위 구성 문제는 차기 전당대회 개최 시기와 맞물려 있다. 전당대회를 일찍 치르자는 쪽에서는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겸하고 전당대회를 준비하는 비대위가 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다른 쪽에서는 명망 있는 외부 인사를 비대위원장으로 영입해 쇄신 비대위를 상당 기간 끌고 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친박계 내에서도 두 가지 의견이 모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원내대표 경선에서 비박(비박근혜)계인 나경원 의원이 당선될 경우 친박 내 파열음이 더 커질 수 있다. 당내 주도권이 완전히 비박으로 넘어가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친박 내부 재편이 빠른 속도로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차기 전당대회 출마 문제는 친박계 내에서 가장 큰 ‘뇌관’이다. 이미 상당수 의원이 전당대회 출마를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내부 의견 조율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친박계 핵심 최경환 의원이 출마하더라도 ‘교통정리’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최 의원은 현재 “등 떠밀어도 전당대회에 나가고 싶지 않다”고 말하고 있다.

한편 19대 국회 새누리당 마지막 원내대표로 신박(신박근혜)으로 불렸던 원유철 원내대표는 이날 차기 전당대회 출마 가능성을 시사했다. 원 원내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친박, 비박이 아니라 국민들에게 누가 더 큰 희망을 주느냐를 가지고 경쟁하는 시대가 열렸으면 하는 소망이 있다”며 “고민하고 성찰한 후에 제가 무엇을 할 것인지 결심하겠다”고 말했다.

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