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ADB 총재와 회담 유일호(오른쪽)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나카오 다케히코 아시아개발은행(ADB) 총재와 양자회담을 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조선·해운 부실채권 충당금에
輸銀 2.6兆 - 産銀 4.9兆 필요
“부실 전가는 용납하지 않겠다”
‘강도높은 자구안’압박은 계속
정부와 한국은행이 기업 구조조정을 위한 자본확충 방안에 역할을 분담하기로 하면서 국책은행에 추가로 투입될 자본 규모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구조조정 과정에서 국책은행에 대한 출자 규모만 최대 9조 원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산업은행은 구조조정 재원 마련을 위해 5월 중 5000억 원 이상 규모의 조건부 자본증권(코코본드)을 발행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3일 금융위원회와 금융업계 등에 따르면 현행 한국은행법 내에서 가능한 한은의 수출입은행에 대한 출자와 산업은행의 코코본드 발행 등을 통한 국책은행의 자본 확충이 추진되고 있다.
삼성선물에 따르면 시중은행의 평균 부실채권(고정 이하 여신) 충당금 적립 비율인 145% 수준으로 국책은행이 여신을 갖고 있는 조선·해운업종에 대해 충당금을 쌓을 경우 수은은 2조6000억 원, 산은은 4조9000억 원이 필요할 것으로 분석됐다. 현재 수은과 산은의 충당금 적립 비율은 각각 79.9%, 78.7%에 그치고 있다.
삼성선물은 수은의 경우 내부 자구책이 마련되지 않는 한 추가 충당금 규모만큼 자본 확충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분석했다. 산은의 경우에도 출자와 코코본드 발행 등을 통해 최대 4조 원 정도를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수은과 산은의 지난해 말 기준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은 각각 10.1%, 14.3%로, 수은은 시중은행에 비해 매우 낮은 편이다.
정부는 앞으로 구조조정 과정에서 국책은행의 손실 분담액이 눈덩이처럼 늘어날 가능성에 대비해 미리 자본 확충을 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이를 통해 두 은행의 자산 건전성 추락을 막아야 구조조정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김진평 삼성선물 연구원은 “국책은행의 당기순이익이 낮고, 구조조정 과정에서 부실채권 규모가 상당해질 경우 자본잠식이 나올 수 있어 충당금 적립 비율을 높여 건전성을 확보하는 게 시급하다”고 말했다.
신용평가사인 한국기업평가 분석에 따르면 구조조정 대상 조선·해운업체 5개 사(대우조선해양·한진중공업·현대상선·한진해운·창명해운)에 대해 수은과 산은이 떠안게 될 충당금 규모가 각각 3조2000억 원, 2조6000억 원으로 추정됐다.
시중은행을 포함한 은행권 전체를 놓고 볼 때는 최대 8조 원에 이르는 충당금을 추가로 쌓아야 한다고 내다봤다.
국책은행 추가 출자 및 충당금 적립 규모에 대한 다양한 추정치가 나오는 가운데 금융위는 정확한 규모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고 있다.
구조조정을 진행 중인 기업들이 강도 높은 자구안 실행을 통해 부실 규모를 줄여놓도록 ‘압박’하는 모양새다. 무조건 채권단에 기대는 ‘부실 전가’는 용납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한편 NH투자증권은 “산은이 이달에 만기 15년인 5000억~6000억 원 정도의 코코본드 발행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산은은 2014년 말과 2015년 말 각각 7000억 원의 코코본드를 발행한 적이 있다.
윤정아·윤정선 기자 jayo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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