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푸드>우리 우유, 치매 막고 팔팔하게… ‘하얀 두뇌 윤활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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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를 먹으면 과연 머리가 좋아질까. 세계 우유의 날(6월 1일)을 앞두고 여러 가지 효능이 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 풍부한 칼슘이 어린이 성장을 돕고, 노약자의 골다공증을 예방한다는 사실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런데 최근 우유가 현대인들의 고질병 중 하나인 치매예방에 좋다는 연구결과가 쏟아져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치매 환자가 지난 2011년 29만5000여 명에서 지난해 45만9000명으로 16만 명 이상 증가했다.

사람의 뇌는 나이가 들수록 기억력과 집중력이 떨어지게 된다. 그러나 정상적인 두뇌 활동에 필요한 산소와 영양소를 공급해 주면 뇌세포의 손상을 줄이며 치매 발병률을 낮출 수 있다.

그처럼 뇌가 필요로 하는 영양소를 공급해 줄 수 있는 식품이 바로 우유다. 우유의 성분 중 치매 예방과 관련해 자주 거론되는 것이 비타민B12다. 영국 옥스퍼드대 데이비드 스미스 교수는 비타민B12와 치매의 관련성에 대해 지금까지 나온 연구결과를 종합 분석한 결과, 비타민B12가 치매 예방에 좋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는 비타민B12가 혈관 내에서 불필요한 콜레스테롤처럼 작용하며 뇌세포를 손상시키는 혈중 호모시스테인(homocysteine) 농도를 낮춰주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우유에 풍부한 콜린 성분도 치매 예방을 돕는다. 콜린은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의 구성성분으로 기억력 향상 등 뇌기능 활성화를 위해 없어서는 안 되는 성분이다. 우유에는 1ℓ당 콜린 50∼170㎎이 들어 있어 뇌 건강에 도움을 준다. 우유에 든 유당 성분도 두뇌 회전을 활발하게 만들어 뇌기능을 향상시킨다. 유당은 생명 유지를 위한 에너지원이면서 갈락토오스를 공급하는 영양소다. 갈락토오스는 뇌세포의 중요한 구성 성분이다.

우유에 풍부한 칼슘도 간접적으로 치매 예방을 돕는다. 신경세포가 자극을 받으면 세포막의 이온통로가 열리면서 칼슘이온이 세포 안으로 유입되는데, 이 칼슘이온이 다음 신경세포를 자극하기 위한 신경전달물질 분비의 스위치처럼 작용한다. 이 같은 연구 결과에 따라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등 뇌 신경세포 관련 질환을 언급하며 칼슘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이 같은 효과를 거론하며 많은 전문가들은 칼슘이 기억력과 집중력을 강화시켜 주고 뇌세포의 흥분을 가라앉혀 주며, 반대로 칼슘이 부족하면 짜증이 늘고 집중력이 떨어진다고 주장한다. 우유에 많이 든 트립토판도 신경을 진정시키는 세로토닌을 만들어 치매예방에 긍정적 작용을 한다.

한편 최근 우유의 효능이 속속 밝혀지며 우유로 만들어진 치즈의 주가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치즈에는 지방, 단백질, 칼슘과 비타민A, B2 등 외에도 발효 과정에서 생성된 각종 유기산이 풍부하게 들어있다. 특히 우유 소화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게도 치즈는 권할 만하다. 동양인들의 경우 우유 유당 분해효소(락타아제)가 적어 우유 섭취로 인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는데 대부분의 치즈는 숙성과정에서 소화를 방해하는 유당 성분이 거의 사라져 소화가 잘된다.

이경택 기자 ktlee@munhwa.com

사진 = 김호웅 기자 diver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