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lobal Focus >‘알비노 증후군’은… 색소 소실로 합병증 시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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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소설도 ‘편견’ 부추겨

흔히 ‘알비노 증후군’이라 불리는 백색증은 태어날 때부터 멜라닌 색소의 분포와 합성 대사과정에 결함이 생겨 피부나 머리카락, 홍채에 색소가 감소하는 유전 질환을 말한다.

전혀 색소가 없는 흰색 머리가 나는 경우도 있지만 환자에 따라 약간의 색소가 남은 연한 갈색, 진갈색 털이 자라는 경우도 있다. 피부색도 완전한 흰색뿐 아니라 분홍색, 적갈색 등으로 나타날 수 있고 눈의 동공은 망막의 색소가 소실돼 붉은색을 띤다.

알비노는 이 같은 색소 소실 때문에 여러 합병증으로 고통받는다. 우선 피부를 보호하는 멜라닌이 결핍돼 자외선을 차단할 수 없어 피부암에 걸릴 가능성이 일반인보다 높다. 햇볕에 화상을 입기도 쉬워 평소 햇빛을 피해 다니거나 피부 보호 로션을 바르고 다녀야 한다. 홍채의 색소도 적어 눈이 곧잘 부시고 대부분은 차츰 시력을 잃게 된다. 사람뿐 아니라 동물도 백색증을 가지고 태어나기도 하는데 보호색이 없는 탓에 무리에 잘 섞이지 못하고 일찍 죽는 경우가 많다. 안타깝게도 아직 백색증에 대한 명확한 치료법은 나오지 않은 상태다.

알비노는 신비스러운 외모 때문에 영화나 소설에 중요 인물로 등장하기도 했다. 댄 브라운의 세계적 베스트셀러 ‘다빈치 코드’에서 알비노로 태어난 ‘사일러스’(사진)는 어린 시절부터 독특한 외모로 인해 학대를 받아 극단적인 종교 광신도이자 살인마로 자란다. 이 소설이 영화로 만들어져 개봉됐을 때 미국의 알비노 대변 단체 노아(NOAH)는 사일러스가 알비노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을 강화시킨다며 강력하게 항의했다.

타마르 반 덴 도프 감독의 영화 ‘블라인드’에서는 시각장애를 가진 남자와 사랑에 빠져 자신의 외모를 속이는 30대 알비노 여자 주인공이 등장한다. 남자는 사랑하는 여자를 눈으로 보고 싶어 수술을 받고 시력을 일부 회복하지만 여자는 남자를 피해 도망친다.

알비노들은 자신들을 위한 특별한 조치보다 평범한 삶을 살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 거주 중인 알비노 놈부소 셀레(24)는 최근 알자지라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도 당신들과 똑같은 피를 가진 사람이다. 단지 눈으로 보이는 색만 조금 다를 뿐”이라며 인식 전환을 호소했다.

손고운 기자 songon1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