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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16년 06월 27일(月)
흙·나무로 만든 조각… 시간의 의미를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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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작가’나점수 전시회
자연물 그대로 활용 30여점


김종영미술관의 ‘오늘의 작가’제도는 후학 양성에 각별한 관심을 지녔던 우성 김종영(1915∼1982) 선생의 뜻을 기려 김종영미술관이 2004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조각기획전이다. 미술관은 ‘오늘의 작가’ 제도는 시장 중심주의의 시류에 휩쓸리지 않고 순수예술가의 입장에서 본인의 작업세계를 구축해가며 가능성과 비전을 보여주는 작가를 선정한다고 설명한다.

2016 오늘의 작가로 선정돼 ‘표면의 깊이’라는 타이틀로 김종영미술관에서 전시 중인 나점수 작가의 작품도 시간과 공간에 대한 새로운 사유를 촉구하는 추상조각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나 작가는 나무와 흙을 주요 소재로 쓴 작품 30여 점을 이번 전시에 선보인다. 톱질과 끌질로 마무리해 표면이 거칠거칠한 나무나 흙과 톱밥을 섞은 재료를 활용한 작품은 자연 그대로의 형태에 가깝다. 하얀 칠을 한 나무들을 쌓거나 인체 형상을 한 나뭇조각(사진)이 관람객을 내려다보며 서 있다. 인체 모양의 입상과 바닥에 놓인 주먹 크기의 석탄을 기다란 나뭇조각으로 연결한 구조물도 눈길을 끈다. 언뜻 보면 모르지만 이 입상에는 모터장치가 달려 있어 석탄을 아주 느린 속도로 앞으로 끌어당겼다가 뒤로 밀어내기를 반복한다. 석탄은 약 10㎝를 움직이며 바닥에 깔린 종이에 검은색 흔적을 남긴다.

나 작가는 “관람객은 정지된 줄 알았던 물체의 움직임을 통해 시간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며 “전시 타이틀인 ‘표면의 깊이’가 말이 안 되는 표현일지 모르지만 표면을 들여다보는 시간 그 자체에는 깊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박춘호 김종영미술관 학예실장은 “우리 미술관에서 선정한 ‘오늘의 작가’들 작품을 살펴보면 한국 현대 조각의 흐름을 엿볼 수 있다”며 “철과 빛의 조각을 선보인 최태훈 작가(2006년), 사진과 조각의 경계를 허문 고명근 작가(2008년), 폐현수막 프로젝트를 진행한 정재철 작가(2011년) 등의 작품에서 알 수 있듯이 실물로 존재하는 조각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으며, 이런 추세를 감안할 때 홀로그램이나 가상현실 조각이 등장할 날도 머지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이경택 기자 ktle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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