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CT & Science >내게 맞게 요금제 바꾸고, 데이터는 사용할 때만… ‘홀쭉’해지는 통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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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 1.

충북 음성군에 사는 A(여·70) 씨는 휴대전화 개통 때 단말기 할인 혜택을 많이 받기 위해 6개월 동안 비싼 요금제를 선택했다가 6개월이 지났는데도 변경하지 않은 채 요금제를 그대로 유지했다. 이를 바로잡았더니 곧바로 한 달에 1만4000원씩 비용이 절약됐다.

#사례 2.

경기 군포시에 사는 B(여·65) 씨는 한 달 통신요금을 10만 원 넘게 냈었다. B 씨는 통화는 물론, 문자메시지 등 휴대전화 사용량이 많은 편이어서 ‘남들도 다 이만큼 요금을 내려니’ 생각했다. 데이터 사용 모드를 계속 켜둔 채 지내는 것은 말할 것도 없었다. 하지만 B 씨의 휴대전화 사용 패턴을 분석해 음성 300분, 문자 100건, 데이터 1GB 사용이 가능한 요금제를 적용했더니 한 달에 6만 원가량 요금을 절약할 수 있었다.

#사례 3.

C(여·79)씨는 항상 무료 통화량은 모자라 별도 요금을 더 냈지만, 무료로 제공되는 데이터는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 C 씨는 아들이 C 씨 통신요금을 내기 때문에 부담이 될까 봐 다른 사람과 통화하는 것도 조심스러울 때가 많았다. 그러나 최근 통신요금 절약 방법을 상담해 음성 700분 무료통화가 가능한 요금제를 안내받았다. C 씨는 “매달 2만7000∼3만7000원가량의 통신비를 아낄 수 있을 것 같다”며 웃음을 지었다.

통신요금 인하가 정치권의 핵심 공약이 될 정도로 국민적인 관심이 높지만, 이용자들의 ‘똑똑한 소비’만으로도 상당히 큰 폭의 요금 절약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아는 소비자들은 많지 않다. 자신의 데이터·문자·통화 등 통신서비스 이용 패턴을 분석해 유리한 요금제로 변경하면 통신요금 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것이다.

5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는 지난해부터 정보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통신요금 절약백서 캠페인’을 녹색소비자연대와 함께 펼치고 있다.

지난해 상담자 43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84.1%가 요금 절약에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상담을 통해 절약할 수 있는 요금은 81.7%가 5000∼1만 원을 기대했다.

우리나라의 가계 통신비는 가족이 내는 통신 관련 모든 비용을 말한다. 여기에는 이동전화·유선전화·초고속인터넷·우편요금 등 통신서비스 요금과 통신장비 구매 비용이 모두 포함된다. 통신서비스 비용은 통신서비스 요금과 통신 사용량이, 단말기 비용은 단말기 가격과 단말기 교체율이 가격을 결정하는 주요 요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가계 지출 가운데 통신비 비용은 2013년 15만2800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14년 15만400원, 2015년 14만7700원으로 감소했다. 소비자들이 받는 통신서비스 요금 고지서를 기준으로 통계청이 발표한 통신서비스 요금은 2015년 말 12만4700원으로 2009년 13만800원보다도 쌌다.

가계소비 지출 가운데 통신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2년 6.20%에서 2013년 6.16%, 2014년 5.89%, 2015년 5.76%로 꾸준히 하락했다. 소비자물가지수 역시 2010년을 기준(100)으로 했을 때 2015년 총지수는 110.21로 올랐지만, 통신은 2015년 95.46으로 오히려 낮아졌다.

그렇다면 왜 실생활에서 통신요금은 비싸다고 느껴질까. 가계 통신비가 비싸게 느껴지는 이유는 모바일 등으로 콘텐츠를 구매하면 이 비용이 이동전화 요금 청구서에 포함돼 나오는데, 이를 통신비로 오해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나라에 비해 비싼 단말기 가격에다 너무 잦은 교체 등으로 인한 단말기 비용 부담이 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정보기술(IT) 전문 리서치 업체인 가트너에 따르면 2014년 우리나라 휴대전화 단말기 가격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9개 나라 가운데 상위 그룹에 속했다.

스마트폰의 경우 미국(556.0달러)에 이어 한국(546.2달러), 영국(528.7달러), 독일(528.6달러) 순이었고, 피처폰은 한국(230.0달러), 일본(203.0달러), 핀란드(117.9달러) 순으로 비쌌다.

또 IT 시장 조사기관인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의 조사 결과 한국의 스마트폰 교체율은 2013년 기준 77.1%로, 15.6개월마다 교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칠레(교체율 69.4%, 교체주기 17.3개월)나 미국(65.8%, 18.2개월)보다 높았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통신비를 줄이려는 노력은 정책적으로 통신요금을 인하하는 방법을 많이 사용했지만, 사업자 스스로 소비자 특성을 고려한 음성무제한, 데이터중심 요금제 등 상품 개발을 통해 경쟁하도록 하는 게 바람직하다”면서 “이용자는 합리적인 소비문화를 정착해 실제 요금 절감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석범 기자 bu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