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보니 선거운동, 관광버스 탄 주민들 과태료 폭탄?

남구 65세 이상 선거권자 5분의1 해당
행사 적극 가담 수십명 선 처벌 될 듯

선거운동을 위한 사조직(산악회) 설립에 관여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강운태 전 광주시장이 최근 징역형을 선고받은 가운데 이 산악회 행사에 참여한 지역구 주민들에 대한 과태료 부과 여부 및 범위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강 전 시장 등 11명이 약 6개월 동안 모집한 인원은 5970여명에 이르며, 이는 광주 남구 거주 65세 이상 선거권자 약 3만명 중 5분의 1에 해당하는 수치이다.

24일 광주시선관위에 따르면 공직선거법상 허용되지 않는 사조직(○○산악회)을 설립, 사전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강 전 시장의 산악회 행사에 참여한 남구 주민은 5970여명이다.


이들은 지난해 6월부터 11월까지 총 14회에 걸쳐 산악회가 계획한 각종 행사에 참여한 인원이다.

관광버스가 동원된 행사에서는 7200만원 상당(산악회 회비 제외)의 식사와 주류·기념품(스카프) 등이 제공되기도 했다.

현행 선거법은 선거와 관련해 정치인으로부터 금품이나 음식 대접, 향응을 받은 유권자에게 최고 3000만원 한도에서 해당 금액의 10배 이상 50배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시선관위는 산악회 행사 참여 횟수·회비 납부 등 가담의 정도를 분석해 적극적성을 보인 주민 수십여명에 대한 과태료 부과를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정을 모른 채 단순 참여한 주민까지 과태료를 부과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다는 게 안팎의 시각이다.

시선관위 관계자는 “법원 판결을 토대로 적극 가담자에 대해서만 과태료 부과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광주지법 제12형사부(부장판사 이상훈)는 지난 22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강 전 시장에 대해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후보자의 재력이나 인맥 등이 선거결과에 영향을 미쳐 형평성을 침해하는 결과를 막고, 국민의 자유로운 의사가 민주적인 절차에 의해 공정하게 선거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한 공직선거법의 입법취지에 정면으로 반하는 사안이다.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수법과 범행기간·포섭한 유권자 수·기부금 액수 등이 유사한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큰 규모이다”고 설명했다.

또 “객관적인 증거가 명백함에도 변론 종결에 이르기까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변명으로 일관하는 등 반성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며 강 전 시장에게 징역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강 전 시장과 함께 기소된 산악회 핵심 간부 이모씨에 대해 징역 1년, 재무담당 구모씨 징역 10개월, 사무국장 양모씨에 대해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

산악회장 이모씨는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나머지 6명에 대해서는 징역형에 집행유예 또는 벌금형을 내렸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