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미사일 막을 국산 ‘섬광탄 개발’ 수년째 지연

F-15K 전투기 등 위협에 노출
자체개발 작전요구성능 못맞춰

공군, 해외구매 긴급수요 요청
연말 개발지속 여부 결정될 듯

북한의 지대공 미사일 공격을 막기 위한 ‘중적외선 섬광탄(플레어)’ 개발사업이 수년째 지연되면서 유사 시 우리 공군의 주력전투기인 F-15K의 원점 타격 능력 및 작전수행 차질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재 A사는 2014∼2016년을 목표로 중적외선 섬광탄 체계개발사업을 진행했지만 군 작전요구성능(ROC)을 제대로 충족하지 못해 개발이 2년 이상 지연되고 있다. 다급해진 공군은 해외구매 긴급수요까지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28일 군 관계자는 “북한의 미사일 공격 회피에 필수적인 중적외선 섬광탄을 탑재하지 못해 큰 차질이 우려된다”며 “군 수뇌부는 제2의 연평도 포격 도발과 같은 북한의 국지도발 시 즉각적인 원점타격 등을 지시해 오고 있지만 작전수행에 어려움이 크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공군 전투기 조종사들은 대당 약 1억 달러인 F-15K 60대의 유사 시 원점 타격 능력은 물론 시뮬레이션에 의한 작전수행에도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플레어는 적외선 유도무기체계를 기만하기 위한 유인체다. 북한이 우리 전투기를 타깃으로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엔진 열보다 4배 이상 강력한 열을 방출하는 기만용 섬광탄이 있어야 요격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하지만 북한은 우리 공군이 보유한 근적외선 섬광탄을 무력화하기 위해 옛 소련 기술을 활용해 중적외선을 사용하는 이글라(IGLA) 휴대용 단거리 지대공 미사일과 AA-11 단거리 공대공 미사일 등을 실전배치했다. 감사원은 이미 지난 2011년에 “북한의 신형 중적외선 미사일 위협에 F-15K 등 전투기 500여 대와 수송기·헬기까지 모든 항공전력이 노출됐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중적외선 섬광탄 개발사업은 ROC의 변경 없이는 국산 개발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다. 공군은 2014∼2016년에 중적외선 섬광탄을 10만 발 국내개발로 확보할 계획이었지만 업체의 기술 부족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A사는 기존의 체계개발사업 계획에 따라 시험평가 작업을 계속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현재 선행연구용역이 진행 중인 ‘차세대 섬광탄’ 체계개발 사업 등이 줄줄이 연기되는 상황도 배제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