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경준 9억 수뢰 기소… 뇌물준 김정주도 기소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이금로 특임검사가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브리핑룸에서 진경준 검사장에 대한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곽성호 기자 tray92@

특임검사팀 수사결과 발표

현직 검사장으론 사상 초유
해임 청구…‘檢 치욕의 날’

검찰개혁단 구성 비리근절

130억 원대 ‘주식대박’ 사건으로 구속 수감된 진경준(49) 검사장이 넥슨 창업자 김정주(48) NXC 회장 등으로부터 9억 원대 뇌물을 받은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진 검사장은 김 회장으로부터 넥슨 주식과 제네시스 승용차를 받은 것 외에, 가족 해외여행 경비 5000만 원까지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현직 검사장이 구속 기소된 것은 68년 검찰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이금로(50) 특임검사팀은 진 검사장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제3자 뇌물수수, 위계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29일 밝혔다. 특임검사팀은 또 진 검사장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로 김 회장을 불구속 기소했다. 지난 6일 특임검사가 지명된 지 23일 만이다.

진 검사장은 2006년 11월 넥슨재팬 주식 8537주(약 8억5370만 원)를 공짜로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김 회장은 2005년 6월 진 검사장에게 넥슨 주식 매입 대금 4억2500만 원을 준 것으로 조사됐다. 진 검사장은 또 2008년 2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넥슨 명의 법인 리스 차량이던 제네시스를 공짜로 탄 뒤, 이 차량을 넘겨받은 혐의도 있다. 아울러 진 검사장은 2005년 11월부터 2014년 말까지 11차례에 걸쳐 김 회장과 넥슨 측으로부터 가족 해외여행 경비 5011만 원을 받은 사실도 드러났다. 총 뇌물액이 9억여 원에 이른다. 이 특임검사는 “진 검사장이 뇌물을 받은 뒤, 넥슨 관련 사건을 알아봐 준 정황이 있다”며 “대가성 입증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대검찰청은 이날 법무부에 진 검사장에 대해 해임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차관급인 검사장이 해임되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대검은 후속 조치로 검찰 조직 문화 혁신을 위한 ‘검찰개혁추진단’을 이날 발족했다. 김주현 대검 차장이 단장을 맡고, 산하에 4개 태스크포스(TF)가 꾸려진다. TF는 △청렴 문화 확산 △바람직한 조직 문화 조성 등 4개 부문으로 나눠 활동한다.

손기은·정철순 기자 s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