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원에 맞추다보니… ‘뼈’ 만 남은 한우세트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김영란법 대비 실속상품 봇물
버섯 농가들도 부피 줄여 내놔

추석 한우 선물세트가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의 영향으로 사실상 ‘뼈’만 남았다.

경기 수원축협은 23일 김영란법 시행 전 마지막 명절인 올 추석 시장을 겨냥해 한우 부산물인 뼈만으로 구성한 4만9900원짜리 선물세트를 마련했다. 또 한우 등심과 갈비 등 고급 부위로는 도저히 5만 원 이하 선물세트를 만들 수 없어 불고기용 한우와 돼지고기를 섞은 4만9900원짜리 ‘불고기 세트’도 내놨다. 수원축협은 이번 주부터 이 선물세트를 판매할 계획이다.

경남지역 한우 브랜드인 ‘한우지예’도 전체 추석 선물세트 중 5만 원 이하는 ‘사골 잡뼈’가 유일하다.

6만~30만 원짜리 상황버섯 선물세트 역시 부피를 줄여 금액을 낮췄다. 경남 양산의 한 상황버섯 농장은 올해 처음으로 최저가 상품인 6만 원보다 70g 적은 4만9000원짜리 세트를 내놨다. 업체 관계자는 “고가의 건강식품이라 명절 때 선물용으로 많이 팔려나가는데, 김영란법 때문에 이번 추석에는 5만 원 이하 소포장 제품을 준비했다”며 “그렇다고 선물상자가 너무 작아도 안 되니까 6만 원짜리보다 더 고급스러운 포장방법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합천의 한 표고버섯 농장도 지난 설 명절 때 10만~15만 원짜리 선물세트 주문이 밀렸지만 이번 추석에는 양을 줄인 2만~5만 원짜리 소포장 상품을 많이 준비했다. 의령의 한과생산업체도 5만 원 이상 선물세트 비중을 60%에서 30%로 낮췄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해 전남도의 온라인쇼핑몰 ‘남도장터’는 한가위 추석선물 코너를 개설하면서 ‘3만 원 이하’ ‘5만 원 이하’ ‘5만 원 이상’ 등의 분류를 신설했다.

창원 = 박영수 기자 buntle@munhwa.com, 전국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