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경제민주화’입법과제 발표… 재계·새누리와 치열한 공방전 예고

순환출자 해소 등 34개 확정
내달 정기국회서 입법 추진

더불어민주당이 24일 대기업집단의 기존 순환출자 해소, 다중대표소송제·집중투표제 도입 등을 골자로 한 34개 경제민주화 입법과제를 확정·발표했다. 더민주는 오는 9월 정기국회에서 관련 입법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들 중 상당수는 재계는 물론 정부 여당도 반대해 온 것들인 데다 내년 대통령선거의 주요 쟁점이 될 수 있는 사안이어서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더민주 경제민주화 태스크포스(TF·단장 최운열 의원)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비상대책위원회에 이들 입법과제를 보고했다. 대기업 지배구조 개선과 소득 양극화 개선 등 6개 분야에 걸친 이들 과제는 김종인 대표가 역점을 두고 추진해 온 것이다.

더민주는 우선 대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대기업집단의 기존 순환출자 해소 △지주회사 행위 규제 강화 △계열 공익법인 의결권 제한 △독립적 사외이사·감사 선출 방안 마련 등 강도 높은 처방을 내놨다. 대기업진단 기존 순환출자 해소는 특히 김 대표가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를 도우며 의욕적으로 추진했으나 재계뿐 아니라 내부의 강한 반발에 막혀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신규순환 출자 금지에 이어 기존 순환출자 해소까지 추진될 경우 대기업집단의 타격은 불가피하다.

더민주는 공평과세 실현을 위해서는 △법인세 정상화 △고소득자·자산가 과세 강화 △자본이득세 강화 등을 추진키로 했다. 또 소비자·투자자 보호를 위해 △집단소송제 확대 △징벌적 손해배상제 확대 등도 추진키로 했다. 특히 소액주주 보호를 위해 다중대표소송제와 집중투표제를 도입하고 전자투표에 의한 의결권 행사도 의무화하기로 했다.

더민주는 하도급 관계에서의 기술 탈취 근절, 중소기업적합업종제 강화 등 중기·영세 자영업자 보호책도 마련했다. 소득 양극화 개선을 위해 소득 중심으로 국민건강보험료를 개혁하고 최저임금 1만 원도 추진키로 했다. 아울러 사업장 내 민주주의 확립을 위해 노사협의회 활성화, 노동이사제 등도 추진하기로 했다.

오남석·김다영 기자 greente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