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徐遊記>(977) 47장 대세 -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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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동수의 두 팔을 움켜쥔 나디아가 기다리고 있다. 방 안은 열기로 뒤덮였고 비린 냄새가 났다. 나디아가 분출한 생명수다. 거친 숨소리에 섞여 옅게 앓는 소리가 들린다. 애무의 결과가 이렇다. 서동수는 끈질기게 나디아를 가열시킨 것이다. 찬 대리석 같은 나디아의 몸은 뜨겁게 달구어졌다. 사지는 쉴새 없이 뒤틀려서 대리석이 물기로 번들거리고 있다. 서동수의 혀는 나디아의 머리끝에서 발가락 끝까지 핥고 지나갔다. 한 곳도 빠지지 않았다. 그래서 나디아의 성감대가 발가락 사이, 무릎 뒤, 허벅지 안쪽과 등뼈, 그리고 겨드랑이와 팔 안쪽, 귀 뒤쪽이라는 것까지 다 알았다. 나디아는 서동수의 혀끝만으로도 폭발했다. 절정에 올라 생명수를 쏟아낸 것이다. 나디아는 평소의 두 배는 더 강한 자극을 받았다. 자연스럽게 대하라는 교육을 받았지만 상대는 한랜드의 장관인 것이다. 보통 상대보다 두 배는 더 긴장하고 있다가 두 배가 넘는 애무를 받고 터졌으니 그 강도가 컸다.

이제 서동수는 몸을 합칠 준비가 다 되었다. 흰 대리석의 비너스, 아니 그 어떤 조각가나 화가가 표현한 적이 없었던 나디아다. 나디아가 밑에서 꿈틀거렸다. 두 다리를 구부린 채 벌린 것은 자극을 가득 받겠다는 본능의 표현이다. 가쁜 숨, 반쯤 벌려진 입, 흐려진 눈에서 푸른 눈동자는 먼 곳을 보고 있다. 그때 나디아가 가쁜 숨을 몰아쉬면서 혀를 내밀어 입술을 적셨다. 그 순간 서동수는 천천히 진입했다. 이미 골짜기 끝에 붙였던 남성이 동굴 안으로 밀고 들어간다. 서동수는 숨을 들이켰다. 나디아의 황금 동굴이 꽉 닫혀 있다가 열리는 것이다. 강한 탄력이 느껴지면서 저절로 어금니를 물었다. 동굴은 뜨겁고 잔뜩 젖어있었기 때문에 남성을 빨아들이는 것 같다.

“아아아.”

나디아의 탄성이 방 안을 울렸다. 참고 있다가 터지는 탄성이었다. 서동수의 팔을 쥔 손에 힘이 가해졌고 허리가 자꾸 뒤틀렸지만 다리는 오므리지 않는다. 마침내 서동수는 나디아의 몸 끝까지 들어섰다. 그렇다. 몸의 끝이다. 그때 나디아가 두 손으로 서동수의 허리를 감싸 안으면서 소리쳤다.

“아이구, 나 죽어.”

러시아어다. 나디아의 얼굴도 붉게 달아올랐고 딱 벌린 입, 치켜떴으나 먼 곳을 보는 동공은 현실을 떠난 인간의 모습이다. 꿈속을 떠다니는 천사다. 서동수는 몸을 숙여 나디아의 눈에, 입술에 키스를 했다. 이제 나디아가 서동수의 목을 두 팔로 감아 안더니 헛소리처럼 말을 뱉기 시작했다. 외침도 이어진다. 그 외침을 따라 서동수의 몸이 움직이는 것 같다. 둘은 함께 꿈속을 나는 것이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는지 모른다. 서동수는 나디아의 몸을 안고 침대에 모로 누워 있다. 어느새 둘은 침대로 옮겨와 있는 것이다. 곧 가쁜 숨을 가라앉힌 나디아가 서동수의 가슴에 볼을 붙이고 말했다. 사지가 서동수에게 엉켜진 자세다.

“앞으로 제가 대통령 각하의 말씀을 전해드리겠습니다.”

서동수가 듣고 나서 숨을 들이켰다. 그때 나디아가 말을 이었다.

“자주 오실 수도 없는 관계로 저에게 그 역할을 맡기신다고 했습니다.”

“전언이 자주 있으면 좋겠구나.”

서동수가 나디아의 엉덩이를 손으로 움켜쥐면서 당겨 안았다. 나디아가 어떻게 유라시아 클럽에 들어왔는지는 알 필요가 없다. 러시아 정부의 능력이라면 그쯤은 일도 아닐 것이다. 푸틴이 나디아를 파트너로 고르지 않았던 이유를 알겠다. 서동수가 다시 나디아를 눕히고 위로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