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민순 회고록 파문>송민순 “책 내용이 사실”… ‘메모’ 공개 가능성도

‘진실 불변’입장 거듭 강조
“당시 메모 기록만 수백개”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이 17일 자신의 회고록 ‘빙하는 움직인다’를 둘러싼 진실 공방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진실은 바뀌지 않는다”고 밝힌 것은 회고록 내용이 한 치의 거짓도 없는 진실임을 알리려는 강조 용법인 것으로 풀이된다.

회고록 중 노무현정부가 유엔의 북한인권결의안 표결에 앞서 2007년 11월 16∼20일 당국자들을 불러 나눴던 대화 내용이 정치권의 거친 공방으로 불거지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면서도 ‘진실 불변’ 입장을 거듭 강조한 것이다.

특히 ‘북한에 의견을 구한 뒤 이에 따라 기권했다’는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과 야당의 지적에 대해 ‘오직 진실’이라는 입장을 천명한 것이어서 의미가 있다. 이에 따라 진실공방이 장기화할 경우 송 전 장관이 회고록을 집필하기 위해 동원한 당시 상황을 증언하는 ‘메모’를 공개하는 식의 ‘정면돌파’를 시도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송 전 장관은 이날 자신이 총장을 맡고 있는 북한대학원대에서 기자들을 만나 “진실은 있다. 진실은 어디 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책에 있는 그대로 이해하면 된다”며 “책을 처음부터 쭉 읽어보시면 다 나와 있다”고 말했다.

하루 전인 16일 문 전 대표의 대변인 역할을 하는 김경수 더민주 의원은 “정부가 먼저 인권 결의안 기권을 결정했고 이를 북한에 통보했다”고 밝히며 회고록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고 밝혀 논란이 확산됐다.

송 전 장관은 일각에서 부정확한 기억에 의존해 회고록을 작성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이는 데 대해 회고록 내용에 적시된 사실관계가 명확하다는 취지로 반박한 것이다.

송 전 장관은 이날 “새누리당 등에서 요구할 경우 진상 규명 차원에서 관련 기록을 공개할 생각이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건 지금 제가 할 얘기가 없다”면서도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앞서 송 전 장관은 언론에 백종천 당시 청와대 안보실장이 노 전 대통령에게 건넸다는 북한 입장이 담긴 쪽지 내용을 따로 기록해놨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그는 언론에 “(당시 상황 등을 기록해놓은) 메모 기록만 수백 개가 있고, 이를 다 맞춰 가면서 회고록을 썼다”고 밝혔다. 회고록 말미 ‘감사의 말’에서도 “2012년 국회를 떠나 오랫동안 묵혀 두었던 메모 수첩과 낱장의 쪽지들을 뒤지면서 과거의 기록과 생각을 복원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