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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사1촌 운동 게재 일자 : 2016년 10월 25일(火)
벼베기 서툴자… “포기 윗부분 잡고 벼 말고 낫을 당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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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일 강원 홍천군 화촌면 송정리 마을에서 이원희(왼쪽 첫 번째) 국민연금공단 기획이사와 직원들이 벼 베기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김호웅 기자 diverkim@

- 국민연금공단 - 강원 홍천 송정리마을 ‘결연식’

떡메치기에 고추·오이 등 수확
여직원들 벽화그리기 구슬땀
냉난방기·오미자즙 선물 교환
“작은 일도 소통…우정 나눌것”


마을은 잔치 분위기였다. 아침부터 뿌옇게 시야를 가렸던 안개도 오전 10시 행사 시간이 되자 거짓말처럼 걷혔다. 푸른 속살을 드러낸 청명한 가을 하늘을 휘장 삼아 지난 20일 강원 홍천군 화촌면 송정리 마을 회관 앞에서 마을과 국민연금공단은 1사 1촌 자매결연을 맺었다. 이날 이원희 국민연금공단 기획이사가 마을의 명예 이장으로 위촉돼 행사의 의미를 더했다. 농협중앙회가 추진하고 있는 ‘또 하나의 마을 만들기’에 동참한 53번째 명예이장이자 공공기관 첫 명예이장이다.

이 이사는 “해병대 구호 같지만 우린 한 번 맺으면 영원히 간다”면서 “농민들의 삶을 편안하게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이 이사가 “마을에 오기 전에 조사해보니 송정리 마을에 67분이 국민연금을 받고 있다. 여러분이 국민연금공단의 주인”이라고 말하자 박수가 터져 나왔다.

이효식(65) 송정리 마을 이장은 “국민연금공단은 국민들에게 평생 생활비를 지급하는 귀중한 기관으로 알고 있다”면서 “작은 일도 소통해 오래도록 우의를 돈독히 했으면 좋겠다”고 화답했다.

또 하나의 마을 만들기 운동은 농협이 1사1촌과 함께 도농협동의 하나로 추진 중인 사업이다. 기업 대표나 단체장 등을 농촌 마을의 명예 이장으로 위촉하고 직원을 명예 주민으로 삼아 농촌 마을에 ‘또 하나의 마을’을 만들어 침체된 농촌 마을에 활력을 불어넣는다는 취지다.

행사 말미에 자매결연서를 교환하며 국민연금공단은 마을에 냉난방기와 마을 발전기금을 쾌척했다. 이 이장은 마을의 특산물인 ‘묵직한’ 오미자즙을 이 이사에게 전달했다. 잔칫날인 만큼 잔치 떡이 빠질 수 없었다. 힘 좀 빌려 달라는 마을 어르신들의 부탁을 받아 국민연금공단 직원들은 본격적인 봉사활동에 앞서 떡메부터 치기 시작했다. 신기한 광경에 국민연금공단 직원들이 몰려들자 마을 주민들은 ‘떡메는 이장과 군수도 몰라본다(떡메 뒤에 서지 말라는 뜻)’는 격언(?)을 강조하며 직원들을 흩어놨다.

처음에 어리둥절하던 직원들도 말뜻을 이해하고 껄껄 웃으며 각자 ‘일터’로 향했다. 이날 직원들은 조를 나눠 고추와 오이수확, 벽화 그리기, 벼 베기 등 봉사활동을 펼쳤다. 송정리 마을이 국민연금공단의 38번째 1사1촌 자매결연마을인 만큼 직원들은 농사일이 어느 정도 손에 익은 듯 보였다. 별다른 지시가 없어도 알아서 척척 고추와 오이를 수확했다. 난관은 벼 베기였다. 최근 대부분 벼 베기는 기계로 이뤄져 1사1촌 봉사활동을 ‘좀 다녀봤다’는 직원들도 낫으로 직접 벼를 베본 경험이 적었다.

송정리(松亭里) 마을 명칭에 소나무(松·송)가 들어갈 정도로 송정리는 소나무가 많은 산촌이다. 이 때문에 네모 반듯한 논보다는 이리저리 삐뚤빼뚤한 논이 많아 벼 베기에도 수작업이 필수적이다. 힘을 줘 벼를 베느라 구슬땀을 흘리는 직원들에게 마을 어르신들은 “벼를 잡아당기지 말고 낫만 잡아당겨야 한다”, “벼는 아래가 더 두꺼워 아래를 잡으면 많이 못 잡고 위를 잡아야 한다”며 조언했다. 조언하던 어르신 중 한 분은 “어하 얼쑤 단호리아”라는 알 수 없는 후렴이 인상적인 노동요를 부르기도 했다.

여직원들은 주로 벽화 그리기에 동원됐다. 맑은 날이었지만 우의까지 껴입은 여직원들 역시 구슬땀을 흘리기는 마찬가지였다. 특히 이 이사가 공들여 색을 칠하는 캐릭터가 눈길을 끌었다. 바로 국민연금공단의 캐릭터 ‘연금이’였다. 마침 연금이도 송정리 마을 이름처럼 소나무였다. 이 이사는 “시간이 지나도 변치 않는 푸른 소나무처럼 국민연금공단이 100세 시대 든든한 노후 파트너가 되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홍천=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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