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연설문 유출 파문>‘靑문건 유출’ 대통령 지시라도 ‘不法’… 처벌은 어떻게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공무상 비밀누설죄도 가능

최순실 씨의 사무실에서 나온 컴퓨터에 청와대 내부 문건들이 들어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해당 자료가 청와대에서 나온 것으로 확인될 경우 유출을 지시한 사람과 직접 유출한 사람 모두 ‘대통령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벌받을 수 있다.

최 씨는 물론이고, 대통령기록물 유출을 지시한 사람도 형법상 공범죄나 교사죄가 적용된다. 대통령기록물 관리법에도 엄격한 처벌 규정이 있다. 대통령기록물 관리법 제14조에는 ‘누구든지 무단으로 대통령기록물을 파기·손상·은닉·멸실 또는 유출하거나 국외로 반출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돼 있다. 제30조 ②의 1에 따르면, ‘대통령기록물을 무단으로 은닉 또는 유출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25일 법조계 관계자는 “청와대에서 생산된 문서는 대외 유출이 금지돼 있으며, 이는 대통령에게도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대통령의 직무 수행과 관련해 생산되거나 접수된 기록물은 모두 대통령기록물 관련 법의 적용을 받는다. 최 씨의 사무실 컴퓨터에서 발견됐다는 독일 드레스덴에서의 ‘통일 대박’ 연설문이나 국무회의 자료 등은 민감한 내용이기 때문에 청와대 내부에서도 업무 관련자들만 취급하는 기밀에 속한다. 해당 법에 따르면 대통령기록물에 접근하거나 열람했던 사람이 비밀 보호 기간에 내용을 누설할 경우에도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7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하도록 규정돼 있다.

대통령기록물 관련 법뿐만 아니라 공무상 비밀 누설죄나 공무집행방해죄도 적용될 수 있다. 대통령이 문건 유출을 직접 지시하거나, 문건 유출에 가담했다면 형법상 교사나 공동정범 혐의가 적용될 수 있지만 헌법상 대통령은 재임 기간 중 형사소추를 당하지 않는다고 규정돼 있어 기소되지 않는다. 다만, 퇴임하거나 탄핵이 결정된 후에는 해당 혐의로 기소 가능하다.

유사한 사례로 ‘정윤회 문건’ 유출 파동이 있다. 항소심 재판부는 대통령기록물을 반출했다는 혐의로 기소된 박관천 전 청와대 행정관에게 ‘공무상 비밀누설’을 적용해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후연 기자 leewh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