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트럼프 寒波’… 소비심리, 금융위기 이후 최악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 韓銀 ‘11월 소비자동향’ 발표

소비심리, 전월比 6.1P 급락
향후 경기전망지수도 16P↓
가계 생활형편전망 5P 추락
실물경제로 전이 우려 커져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과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에 따른 대내외 불안감이 커지면서 소비 심리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수준으로 추락했다.

소비 심리의 급격한 위축은 대외 불확실성과 중첩되면서 소비 감소→내수 부진→기업 투자 위축→수출 부진→성장률 하락 등의 악순환 고리를 형성하며 실물경제에 큰 타격을 입힌다는 점에서 매우 심각한 현상이다. 전문가들은 경제 심리 위축에 따른 실물경제 불안이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 고조로 인한 금리 및 환율 불안 등과 맞물려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키우고, 이는 다시 실물경제를 더욱 악화시킬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2016년 11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11월 소비자심리지수는 95.8로 10월 101.9보다 6.1포인트나 급락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지난 2009년 4월 94.2를 기록한 이후 7년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소비 심리가 장기 평균인 100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 6월(98.8) 이후 5개월 만이다.

이번 조사는 지난 11일부터 18일까지 이뤄져 최근 국내 정국 불안 및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금융 및 실물경제의 불안한 상황이 모두 반영됐다.

한은 관계자는 “최근 대내외 불확실성이 우리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늘어나면서 경제에 대한 부정적 인식도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가계의 경제 상황에 대한 인식이 크게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11월 현재경기판단 지수는 60으로 10월(72)보다 12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2009년 3월 34 이후 7년 8개월 만에 최저치이다. 향후경기전망 지수도 64로 전월 대비 16포인트나 급락해 2009년 3월 64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소비자들이 느끼는 가계의 생활형편 인식도 악화했다. 11월 현재생활형편 지수는 10월보다 2포인트 떨어진 90으로 집계됐고, 생활형편전망 지수도 93으로 10월보다 5포인트 떨어졌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대내외 불안과 불확실성이 경제 심리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특히 이 같은 소비 심리 위축은 금융시장의 불안감을 더 키워 기업들의 투자 심리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소비심리에 민감한 여행시장도 꽁꽁 얼어붙고 있다. 컨슈머인사이트와 세종대 관광산업연구소가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여행계획 보유자는 41%로 10월(46%)보다 5%포인트 떨어져 지난 2월 조사 이래 하락 폭이 가장 컸다.

김충남·윤정선 기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