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표결 D-4>國調 출석 총수들 입에서 ‘스모킹 건’ 나오나

기금출연관련 대가성 진술 땐
朴 대통령 제3자 뇌물죄 적용

‘위증죄’고려 진실 밝히거나
특검대비 방어로 일관할수도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하는 박영수 특별검사가 미르·K스포츠재단에 기업들이 기금을 출연한 정황 등을 다시 훑는데 초반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는 가운데 6일 열리는 국회의 국정조사가 뇌물 혐의 입증의 계기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박 대통령과 독대한 대기업 회장들이 출석해 당시 기금 출연 관련 정황 등을 진술하는 과정에서 뜻하지 않은 ‘스모킹 건’(결정적 증거)이 나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미 국회에 제출한 당시 각 기업별 ‘사업 민원’도 일부 ‘대가성’으로 해석할 수 있는 단서로 볼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5일 국회 ‘박근혜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에 따르면 박 대통령과 독대한 기업들은 독대 당시 박 대통령에게 전달한 ‘사업 민원’ 관련 자료를 국조특위에 제출했다. 이는 6일 있을 대기업 총수들이 증인으로 대거 포함된 청문회를 앞둔 자료 제출 차원에서다. 포스코는 청정 석탄화력발전소 건립을 위한 규제 완화, 수출 철강재 무역 규제와 관련한 지원을 요청했다. 포스코는 박 대통령으로부터 두 재단에 기금 출연 외에도 배드민턴팀 창단을 요구받았으며, 이는 ‘비선 실세’ 최순실(60) 씨 사업과 관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는 국산맥주 역차별에 대한 수입맥주 과세 개선 등을, 현대자동차는 서울 삼성동에 세우는 신사옥인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의 조기 착공을 위한 협조 등을, LG는 국내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한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대 필요성 등을 박 대통령에게 요청 혹은 제안했다. 이는 기업의 주력 사업과 맞닿은 ‘민원’으로 법조계는 해석하고 있다. 기업들은 경제활성화와 관련된 기업의 애로 사항을 전달한 것일 뿐이라는 입장이지만, 법조계 일각에서는 일괄적인 적용은 어려워도 일부 기업의 경우 ‘대가성’을 의심해볼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 경우는 박 대통령에게 제3자 뇌물수수 혐의 적용이 가능하다.

특별검사의 수사와 국정조사가 맞물려 가는 정황에 대해서는 두 가지 해석이 동시에 나온다. 먼저 국조 청문회 뒤 특검 수사가 이뤄지는 만큼 국회에서의 ‘위증죄’ 등을 고려, 대기업 총수들이 최대한 솔직하게 답변해 청문회가 내실 있게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오히려 특검의 소환 조사가 예정된 상황에서 대기업 총수들이 이를 염두에 두고, 최대한 방어적인 태도로 일관할 경우 청문회가 사실상 무력화될 가능성도 있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