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주자겸 지휘자 주커만, 12일 ‘한국 무대’

코리안챔버오케스트라 협연
예술의 전당서 송년 음악회

“재치 있는 표현력, 깊은 음악적 전이, 흠잡을 곳 없는 테크닉… 영원토록 젊은 비르투오소(virtuoso·연주의 대가) 핀커스 주커만!” 미국 LA타임스는 세계적 바이올리니스트 핀커스 주커만(68)을 그렇게 평가했다.

2015년 모스크바의 차이콥스키음악원 그레이트홀, 오스트리아 빈의 무지크페라인,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코리안챔버오케스트라’(KCO) 창단 50주년 해외투어와 특별연주회를 함께한 거장 핀커스 주커만이 오는 12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KCO 송년음악회로 다시 한 번 한국을 찾는다.

이스라엘 출신인 주커만은 1967년 정경화와 레벤트리트 국제 콩쿠르에서 두 번에 걸친 결선 끝에 공동 우승한 음악가로 국내에 처음 이름을 알렸다. 이후 세계 무대에서 바이올리니스트와 비올리스트로 성가를 높였고, 최근 10년간은 세계 최고 수준의 앙상블과 함께 기술적, 예술적으로 심도 있는 해석이 필요한 프로그램을 지휘해 지휘자로서의 존재감도 확고히 했다.

차이콥스키의 ‘멜로디’ ‘우울한 세레나데’ ‘현을 위한 세레나데’, 베토벤 ‘심포니 1번’이 연주되는 이번 무대에서도 그는 연주자 겸 지휘자로 활약하며 넓은 음악적 스펙트럼과 깊은 표현력을 통해 다시 한국 관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길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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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커만은 지난 2년 동안 여러 차례 KCO와 함께 다양한 음악 작업들을 진행하며 KCO의 음악적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다. 주커만은 이번 공연을 앞두고 “세계적으로 수많은 체임버오케스트라가 있지만 ‘코리안챔버’처럼 현대음악에 대한 열정이 대단한 곳은 없다”며 “연주를 통해 펼쳐보이고 싶은 내 음악세계를 확실히 이해하고 잘 따라와준다”고 말했다.

첼리스트 고 전봉초(1919∼2002) 서울대 음대 교수가 졸업생들을 모아 1965년 ‘바로크합주단’이란 이름으로 창단한 KCO는 창단 50주년이었던 지난해 이름을 지금처럼 바꾸고 세계 무대로 외연을 넓혀가고 있다.

특히 KCO를 주커만과 같은 해외 유수의 연주자나 지휘자들이 찾게 되기까지는 1980년부터 KCO를 이끌어온 김민 음악감독의 역할이 컸다. 김민 감독은 실내악을 꽃피우기 어려운 한국의 음악적 토양 위에서 KCO를 한국을 대표하는 연주단의 하나로 키워냈다.

김민 감독은 “주커만 같은 연주자들뿐 아니라 폴란드의 세계적 작곡가인 크시슈토프 펜데레츠키 같은 분들이 예술고문을 흔쾌히 맡아줄 정도로 코리안챔버는 세계무대에서도 인정받고 있다”며 “저무는 한 해를 주커만과 저희 연주단이 마련한 송년음악회로 잘 마무리하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경택 기자 kt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