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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17년 01월 05일(木)
“과식은 탐욕을 저장하는 것… 자연의 맛으로 小食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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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찰음식 명장’선재스님 ‘당신은 무엇을 먹고 사십니까’출

“음식이 곧 약입니다. 자연과 생명이 건강해야 사람도 건강해지죠.”

TV에서 ‘맛집’이 넘쳐나고 갑자기 고지방 다이어트가 유행을 타는 한편에서 조류인플루엔자(AI)로 수천만 마리의 닭이 폐사되는 시절이다.

과연 현대인들의 음식문화는 괜찮은가. ‘사찰음식 명장’ 선재(사진) 스님이 4일 서울 종로구 한국사찰음식문화체험관에서 ‘당신은 무엇을 먹고 사십니까’(불광출판사)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1980년 출가한 선재 스님은 사찰음식의 철학을 가다듬고 그것을 요리해 세상에 전해온 ‘음식 수행자’다. 지난해 조계종의 첫 ‘사찰음식 명장’으로 임명됐다.

스님은 “부처님은 상담하러 온 이들에게 ‘당신은 무엇을 먹고 사십니까?’라고 먼저 물었다”며 “이는 모든 문제의 근원이 음식에서 생겨나고 음식으로 해결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청소년수련원에서 아이들을 지도하며 음식으로 치유해 봐서 음식의 중요성을 안다”며 “사회문제의 해답도 음식에 있다”고 강조했다. 스님은 “인간의 탐욕으로 양계장에서 항생제와 성장촉진제로 키운 닭을 먹게 되면 인간 역시 병들고 불행해질 수밖에 없다”며 “다른 생명, 자연 만물을 배려하는 식생활이 누구나 지켜야 할 우주론적 도덕률”이라고 말했다.

자극적인 맛이 판치는 가운데 스님의 맛에 대한 생각은 어떨까. 스님은 “가장 맑고 순수한 물이 아무 맛이 없으면서 건강에 좋듯이 사찰음식은 ‘무(無)맛’이 본질”이라며 “재료 본연의 맛, 자연의 맛을 느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외국인 제자들이 전통 간장이나 된장으로만 맛을 내는 사찰음식에 익숙해지면 호텔 등의 음식은 냄새가 나서 먹기 어렵다고 호소한다”며 “타고나는 입맛은 없다. 생각이 바뀌면 입맛도 바뀌고 건강해진다”고 말했다.

올해 세상 나이로 61세인 선재 스님은 30대 후반에 간 질환으로 1년밖에 못 산다는 판정을 받았다. 원래 집안의 부친과 오빠가 간암으로 별세했다. 스님은 “부처님은 음식으로 예방과 처방을 하신 만큼 옛 스님들의 지혜대로 인스턴트 음식을 배제하고 된장과 김치 등 전통 음식으로만 식사를 했다”고 한다. 이어 “이것으로는 50%밖에 치유되지 않는다. 천천히 먹고, 해가 있을 때만 먹고 해가 지면 먹지 않는 리듬에 맞춘 식습관을 유지하다 보니 1년 만에 병이 나았다”고 했다.

스님은 과식은 욕심을 저장하는 것이라며 소식을 추천한다. 그는 “화엄경에 ‘먹을 때 4분의 3만 채워라. 나머지는 물로 채워라’는 말이 나온다”며 “많이 먹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고 에너지 있는 음식을 먹어야 한다. 비닐하우스가 아니라 자연에서 자란 식물이 에너지가 높다. 수행하며 농사짓는 스님들이 적은 양의 음식으로도 건강한 이유”라고 말했다. 스님은 “사찰음식은 채식이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선식(禪食)”이라며 “생명과 건강을 위한 게 채식이라면, 사찰음식은 생명과 건강 그리고 지혜(수행)를 위한 음식”이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낸 책에는 삶의 근본으로서의 음식, 몸과 마음의 관계, 사찰음식과 수행 등을 풀어놨다. 또 사계절 사찰음식의 실용적인 레시피가 담겼다. 스님은 사찰음식 명장이란 칭호에 대해 “진정한 명장은 내가 아니다. 산중에서 사찰음식을 만들고 그 음식을 드시며 수행하는 스님들이 진정한 명장”이라고 말했다.

글·사진 = 엄주엽 선임기자 ejyeob@munhwa.com
e-mail 엄주엽 기자 / 문화부 / 부장 엄주엽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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