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습니다, 선생님’ 감사편지 쓰기>장애로 놀림받을 땐 곁에서 위로… 선생님은 수호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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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장관賞 안나경 양

“야, 내가 장애인으로 태어나고 싶어서 이렇게 된 줄 아니? 너희들은 뭐가 그리 잘나서 매일 날 놀리고 괴롭히는데. 내가 학교에 안 오면 다 못된 너희들 때문이야.”

오늘도 이렇게 놀리는 친구들을 향해 꽥꽥 소리를 지릅니다. 매일매일 반복입니다. 친구들은 지치지도 않는지 하루도 빠짐없이 ‘장애인’이라고 놀려댑니다.

강희정 선생님!

선생님께서는 저를 많이 감싸주고 격려해 주셨던 아름다운 천사였습니다. 지금은 선생님 곁을 떠나 어엿한 고등학생이 됐지만 저에게 선생님은 영원한 ‘생명의 빛’입니다. 비록 선생님에게 저는 언제나 ‘몸도 마음도 아픈 제자’이지만요. 그래서 슬프기도 하고 죄송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욕심을 내 보려고 합니다. 선생님에게 저는 첫 번째 제자였으면 좋겠고 영원한 보물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선생님에게 편지를 써내려가다 보니, 예전 중학교 때 일이 어제 일인 듯 떠오릅니다. 중학교 2학년 때 친구들은 수업 시간에 작은 소리로 “너희 엄마는 너를 왜 이렇게 낳았어? 우리보다 열한 살이나 많다는 애가 몸이 왜 그러냐”고 놀리면서 쳐다봤고, 저는 얼굴이 발갛게 달아올라 급기야 굵은 눈물을 쏟아냈습니다. 선생님도, 아이들도 쳐다만 보고 아무도 나와 보지 않았고 저는 구석진 계단에 앉아 꺼이꺼이 울었습니다. 얼마나 서럽고 억울한지 가슴을 치며 울었습니다.

그때였습니다. 선생님께서 어느새 저를 품에 안고 “괜찮아, 아이같이 울면 안 돼”라고 말해 주시는 겁니다. 울면서 어찌나 깜짝 놀랐는지 모릅니다. 선생님께서 어떻게 아시고 제 옆에 앉아 계시는지 신기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했습니다. 그 뒤로도 제가 힘들고 지칠 때마다 선생님께서는 소리 없이 옆에 앉아 다정히 저를 안아 주시고 달래 주셨습니다. 힘들고 지칠 때 어느샌가 짠하고 나타나서 저를 위로해 주는 수호천사.

오늘도 선생님을 잊어버리지 않기 위해 전화를 합니다. “선생님 보고 싶어요. 사랑해요”라고 온갖 애교를 다 부립니다. 아마, 제가 나이가 들어 호호 할머니가 되어 기억이 가물거리는 그날까지, 아니 그 이후 기억을 모두 잃어버리는 일이 생겨도 제 가슴은 선생님을 기억할 겁니다. 오늘도 찢어진 날개를 펄럭거리며 선생님에게 날아갑니다. 그리움과 보고 싶은 마음을 가득 안고 날아갑니다. 생명의 빛으로 가득한 삶의 길을 열어주신 분께로….


* 문화일보 후원,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주최 ‘고맙습니다, 선생님’ 감사편지 쓰기 공모전 수상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