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불확실성 ‘IMF위기 3배’… 한국 경제 ‘퍼펙트 스톰’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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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태신 한경硏 원장 경고

우리나라의 정책 불확실성이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사태 때와 비교하면 3배에 달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권태신(사진) 한국경제연구원 원장은 “한국에 소비, 투자, 수출이라는 세 가지 성장 기둥이 동시에 무너져 내리는 ‘퍼펙트 스톰’이 서서히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

9일 한경연에 따르면 권 원장은 8일(현지시간) 미국 시카고 하얏트리젠시호텔에서 한미경제학회(KAEA)주최 조찬포럼에 참석, ‘2017년 경제전망과 위기 가능성 점검’을 주제로 발표한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퍼펙트 스톰이란 원래 둘 이상의 태풍이 충돌해 그 영향력이 폭발적으로 커지는 것을 말한다. 경제·사회적으로 두 가지 이상의 악재가 동시에 발생해 그 영향력이 더욱 커지는 현상을 지칭하는 용어로 확대 사용되고 있다.

권 원장은 소비의 경우 “가계부채가 외환위기 때보다 크게 증가해 적자가구 비중이 21%를 넘어서고 있는 데다 생산가능인구마저 감소하고 있어 당분간 활력을 찾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그는 “정치적 요인에 의한 정책 불확실성이 외환위기 때의 3배에 달하고 있고, 대선으로 인한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어 투자 역시 빠른 회복세를 보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권 원장은 “수출 역시 경쟁력이 하락하면서 2014년 이후부터 세계 교역 성장률보다 우리나라 교역 증가율이 낮은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며 “외환위기 때보다 열악한 실정”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고 주요국의 경기부양을 위한 재정적 여력도 한계에 도달했기 때문에 대외적인 여건이 당분간 개선되기 어렵다”며 “통화·재정·환율정책 면에서 우리 정부 운신의 폭도 제한적이기 때문에 2017년 성장률은 2016년보다 낮은 2.1%에 불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 원장은 “지금의 위기는 소비, 투자, 수출이 동시에 무너지는 퍼펙트 스톰이기 때문에 재정지출 증대를 통한 경기부양은 실효성이 낮다”며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 사물인터넷(IoT)과 제조업의 융합, 서비스산업 활성화 등 우리 경제에 새로운 피를 수혈하는 작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유회경 기자 yoolog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