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 3일 광주 서구 광주광역시청 중회의실에서 정순임 광주장애인부모연대 광산구지회장이 ‘시민의 목소리 청해 듣는 날’ 행사에 초청돼 시 간부공무원들에게 발달장애인의 엄마로서 살아온 치열한 삶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광주시 제공
- 광주시, 週1회 시민의견 청취
작년 12월 22일 처음 열려
장애인연대 지회장 등 초청
소박한 소망·경험담 풀어내
4급이상 간부공무원들 경청
市 관계자 “현장감 느꼈다”
여론수렴 결실 맺을지 주목
광주광역시가 매주 한 차례 각계 각층의 시민들을 초청해 그들의 목소리를 4급 이상 전 간부공무원들이 듣게 하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시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시정에 반영하기 위해 전국 최초로 시도되는 이 같은 여론 수렴 방식이 앞으로 어떤 열매를 맺을지 주목된다.
지난 3일 오전 광주시청 3층 중회의실에서 열린 제3회 ‘시민의 목소리 청해 듣는 날’ 행사에는 정순임 광주장애인부모연대 광산구지회장과 김보람 시민플랫폼 ‘나들’ 이사(청년 대표)가 초청됐다. 부채꼴 모양으로 배치된 좌석에 앉은 70여 명의 간부 공무원들은 이들의 쓴 소리와 정책 제안에 귀를 기울였다.
발달장애 아들을 둔 ‘기림이 엄마’로 알려진 정 지회장은 “내 자식도 일터에서 일하고 사람들과 같이 어울려 살 수 있는 그런 세상이 됐으면 좋겠다”는 소박한 소망을 풀어냈다. 그는 또 인화학교 성폭력 사건,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 제정, 발달장애인 권리 보장 및 지원 관련 법률 제정 등을 계기로 3차례 삭발한 경험을 털어놓아 장애인 부모로서 살아온 치열한 삶을 엿보게 했다. 정 지회장은 각색한 ‘비나리’ 노래를 통해 “올해가 광주에서 발달장애인 지원 제도가 만들어지는 원년이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김 이사는 ‘광주에서의 청년으로 살아가기’에 대해 얘기하면서 “청년이 모여 생산적인 일을 해보자고 시작한 활동 속에서 ‘시스템에 갇힌 소통 부재’를 느꼈다”며 “청년을 일을 하는 주체로 봐주고 협업관계로 인식해 주면 좋겠다”는 바람을 피력했다.
‘시민의 목소리 청해 듣는 날’ 행사는 ‘촛불집회’에서 나타난 민심과 사회적 변화를 시정에 투영시키기 위한 취지로 지난해 12월 22일 처음 열렸다. 이날 초청된 강위원 투게더광산 나눔문화재단 상임이사는 “시는 기획 조정기관이고 모든 대면 업무는 자치구가 하고 있으므로 5개 자치구의 자치력을 강화하기 위해 시가 (많은 부분을)내려놓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12월 29일 2회 행사에서 정우진 마중물 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은 폐지 줍는 어르신들의 자립을 위해 조합을 결성한 배경과 운영 과정을 진솔하게 들려줬다. 하상용 광주재능기부센터 대표는 “대기업, 공기업이 오는 것을 기대하지 말고 청년, 경력단절 여성이 창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행사는 초청된 시민이 자유롭게 발언하고 참석한 공무원들은 경청만 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지만, 공직자들은 시민들의 의견을 자신이 맡은 분야에서 어떻게 반영할 것인지를 고민한다고 한다. 시 관계자는 “현장에서 활동하고 계신 분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으니 언론이나 책에서 접하는 것보다 훨씬 더 현장감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윤장현 시장은 최근 간부회의에서 “촛불집회 등 광장에서 분출된 다양한 목소리 속에는 공정한 세상, 상식이 통하는 세상을 열어가고자 하는 시민들의 간절한 염원이 응축돼 있다”면서 “공직자들은 시민주권시대를 열어가고 있는 도도한 시대의 변화에 함께하고 있는지 늘 자문하고 응답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12일 열리는 4회 행사에는 장필수 광주·전남기자협회장 등 2명이 초청된다.
광주 = 정우천 기자 sunshin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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