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徐遊記>(1044) 50장 대마도 -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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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능할까?”

시진핑이 묻자 주석실 비서 왕춘이 상반신을 반듯이 세웠다.

“가능합니다, 주석 동지.”

이화원 근처의 안가(安家) 안이다. 응접실에는 네 명이 둘러 앉았는데 시진핑과 총리 저커창, 외교부장 우린 그리고 왕춘이다. 왕춘이 말을 이었다.

“김동일의 말은 허장성세가 아닌 것 같습니다, 주석 동지.”

“아니라면?”

“실제로 각 군(軍)에 별동대를 편성하라고 지시를 내렸는데 그 규모가 50개 사단, 65만 명 정도입니다.”

시진핑은 석상처럼 미동도 하지 않았고 왕춘이 말을 이었다.

“특히 원산으로 서해 함대를 대폭 이동시키고 있습니다.”

“…….”

“별동대 중 30개 사단은 경보병 사단으로 산이 많은 대마도 지형에 투입하기 좋도록 편성했습니다.”

“그, 김동일이.”

마침내 시진핑이 왕춘의 말을 자르고는 저커창을 보았다.

“서동수한테서 김동일이 전권을 위임받았을까?”

“쇼하는 겁니다.”

저커창이 뱉듯이 말했다.

“한국 놈들 말에 ‘짜고 치는 고스톱’이란 말이 있지요. 그겁니다.”

“짜고 치는 고스톱?”

“한국판 카드 놀음입니다, 각하.”

왕춘이 설명했을 때 기분이 나빠진 시진핑이 저커창을 나무랐다.

“동무는 쓸데없는 비유는 삼가시오.”

“예, 주석 동지.”

얼굴이 붉어진 저커창이 상반신을 조금 물렸을 때 시진핑의 시선이 우린에게 옮겨졌다.

“우리가 한·일 양국이 자중하길 바란다는 성명을 내야 하지 않을까?”

“예, 주석 동지.”

토를 달 서열이 아닌 우린이 대답부터 했을 때 왕춘이 다시 상반신을 세웠다.

“주석 동지, 김동일이 성명을 발표한 직후에 푸틴이 서동수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세 쌍의 시선을 받은 왕춘이 말을 이었다.

“일본과 미국도 도청을 했을 것입니다. 그것을 예상하고 한 전화라고 봐야 할 것입니다.”

“무슨 내용이야?”

“동북아에 새 질서가 세워져야 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제 일본은 미국의 태평양 방위선 역할에서 효용가치가 없어졌다는 것을 푸틴과 서동수가 공감하고 있었습니다.”

“망할 러시아놈.”

마침내 시진핑이 이 사이로 말했다.

“그놈이 장난을 치고 있어.”

이제 왕춘은 입을 다물었다. 그렇다. 세상이 또 변했다. 지금은 세계 제2위의 강대국으로 굳어지는 중국을 견제하려고 미국과 러시아가 제휴하는 상황이다. 서동수의 대한민국이 제3제국으로 부상한 근저에 러시아는 물론, 미국의 은근한 지원이 있었다고 봐도 될 것이다. 이렇게 변하는 것이다. 일본이 미국의 등에 업혀만 있었던 시기는 지났다. 중국을 견제하려고 미국은 일본의 국방력을 키웠지만 대한민국의 대세에 밀려 효용가치가 없어지고 있다. 이제 일본은 태평양 서쪽 끝의 섬일 뿐이다. 바로 그 서쪽에 100만 대군을 보유한 대한민국이 있다. 그때 시진핑이 말했다.

“성명서 발표는 보류하지.”

시진핑이 시선만 주는 우린에게 말을 이었다.

“놔두자고. 섬나라는 섬으로 놔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