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출산 진료비지원, 큰도움 안돼”

- 보건사회연구원 보고서

전문가·산모 대상 면접조사
의료비에 여전히 부담 느껴

정부의 저출산 정책 가운데 가장 보편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임신·출산 진료비 지원제도’가 실제 임신 출산 여성에게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심층 면접 결과가 나왔다.

17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보고서 ‘임신·출산 보건의료 지원 정책 평가와 정책 과제(이소영 부연구위원)’에 따르면 연구팀이 산부인과 전문가 100명과 출산경험이 있는 여성 17명을 대상으로 심층면접을 한 결과 이같이 분석됐다.우선 출산 전 진찰 등 ‘출산 전 관리’의 경우 정책 효과가 미미한 것으로 평가됐다.

산전 관리 수준은 관리를 받는 임산부의 생각이나 의지보다는 관리를 제공하는 의료인에게 의존하는 경향이 컸다.

이들은 또 처음으로 임신·출산 진료비 지원 정책 대상자가 됐을 때는 만족감을 보였으나 실제 지원을 받으면서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느끼는 것으로 조사돼 체감도와 만족도가 낮았다.

전문가와 산모 모두 임신과 출산 과정에서 드는 의료비는 ‘당연히 드는 비용’으로 인식하고 있지만, 그래도 여전히 비용이 부담스럽다고 응답했다.

연구팀은 “산전 관리에서 임신 및 출산과 관련된 병원 진찰이 ‘필수’라고 생각해 정책의 지원 여부와 상관없이 의사의 권유대로 산전 관리를 받는다는 의미”라며 “임신·출산 진료비 지원 정책 덕택으로 산전 관리를 ‘주기적’ 또는 ‘적합한 수준’으로 받는다고 해석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연구팀은 “단순히 국민행복카드를 통한 현금 지원 확대보다 비급여 항목의 급여화를 통해 건강보험으로 함께 지원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