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표 대못박기’?… 측근 60여명 산하기관에 임명

트럼프 취임전 쿠바와 협정도

퇴임을 앞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미국 내 각종 위원회 등에 측근을 잇달아 임명하고, 쿠바와는 국교정상화 이후 후속 협정을 연이어 체결하자 차기 여당인 공화당 측에서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차기 행정부 출범 전 ‘오바마 표 대못 박기’라는 지적이 나오는 것이다.

18일 미국 언론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임기 마지막 주인 이번 주 들어 측근 인사와 유명 체육인, 전직 정부 관계자 등 60여 명을 각종 정부 산하 위원회와 이사회, 정부 관련 기구 위원으로 위촉했다. 대부분 무급이기는 하지만 임기가 4년 이상인 이들 직책은 상당한 힘을 가진 자리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이번에 퇴임하는 수전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과 ‘백악관의 문고리’였던 밸러리 재럿 백악관 선임고문 등은 존 F 케네디 센터 이사로 각각 지명됐다. 벤 로즈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과 퍼스트레이디 미셸 오바마 여사의 전 연설문 담당자인 사라 헐위츠는 각각 미국 홀로코스트 메모리얼위원회 위원으로 지명됐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백악관 정치고문을 지낸 칼 로브는 이날 폭스뉴스에 “우리도 비슷한 일들을 했지만 이렇게 많은 자리를 막판에 채우지는 않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오바마 행정부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에 앞서 미·쿠바 관계 진전을 위한 실무 협정을 속속 체결하고 있다. 양국은 이날 쿠바 수도 아바나에 있는 미국 대사관에서 플로리다 해협에서 이뤄지는 항공·해상 수색과 구조 작전 시 협력 방안을 담은 협정을 체결했다고 쿠바 관영 통신 프렌사 라티나가 보도했다. 제프리 드로렌티스 주쿠바 미국 대사와 마르타 오라마스 쿠바 교통부 차관이 체결한 이 협정은 쿠바를 탈출하는 불법 이민자들의 해상사고도 포함하고 있다. 양국은 멕시코만의 영해선을 확정하기 위한 협정도 체결할 계획이다. 조류인플루엔자(AI)와 같은 문제에 대처하기 위한 3차 보건 협약도 이날 체결될 예정이었으나 금주 후반으로 연기됐다. 3차 보건 협약은 오바마 행정부가 지난 18개월간 쿠바와 체결한 22개 협정의 마지막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숙 기자 muse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