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美대통령 취임>월가 “위대한 몇년 맞이할 것” 소로스 “실패한 대통령될 듯”

美 경제거물들 엇갈린 전망

미국 경제 거물들은 20일 개막되는 도널드 트럼프 시대에 대해 극명하게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가 미국 경제를 다시 위대하게 만들 것이라는 평가가 있는 반면, 실패한 대통령으로 끝날 것이라는 극단적 비관론도 제기됐다.

19일 블룸버그와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스위스 다보스에서 진행 중인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 참석한 미국 경제계 주요 인사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가져올 변화에 대해 서로 다른 전망을 했다. 세계 최대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의 로이드 블랭크페인 최고경영자(CEO)는 다보스에서 가진 블룸버그 TV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약속한 정책을 보면, 그 정책들은 매우 경기 부양적이며, 시장 친화적이다”고 말했다. 그는 “인프라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세금을 낮추고, 규제를 줄이는 정책은 경기를 개선시키는 것들”이라며 “민주당이 대선에 승리했을 때 예상할 수 있었던 것보다 (트럼프 행정부 아래서) 경기가 더욱 좋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메리 캘러헌 JP모건자산운용 CEO도 “미국은 위대한 몇 년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며 “미국에서 기업을 하기에 매우 긍정적인 환경이 조성되면서 세계 기업 활동에도 낙수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경제계 인사들은 트럼프의 규제 완화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위축됐던 금융업계도 다시 활력을 맞이할 것이라는 예측도 내놓았다. 제이미 디몬 JP모건체이스 CEO는 “유동성이나 자본 이용 등에 관한 규제에 일부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이러한 변화는 미국 경제에 아주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반해 헤지펀드계의 대부인 조지 소로스 소로스펀드매니지먼트 회장은 트럼프가 실패한 대통령으로 끝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보스포럼에 참석 중인 소로스 회장은 이날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개인적으로 트럼프가 실패할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트럼프가 실패하기를 바라는 나 같은 사람들 때문이 아니라 트럼프 정책이 가지고 있는 자체 모순, 트럼프 고문들과 내각 인사들이 드러낸 모순 때문”이라고 말했다.

소로스 회장은 또 “트럼프가 정확히 무엇을 할지 예측할 수 없다”며 “트럼프 정책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글로벌 시장이 흔들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불확실성이 현재 최고조인 상태이며 불확실성은 장기 투자의 적”이라며 “시장이 좋아질 것으로 보지 않는다. 지금은 (시장이) 축하하고 있지만 조만간 현실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트럼프가 중국 스스로 하는 것보다 중국을 국제사회 주요국에 더 적합하게 바꿔놓을 것”이라며 트럼프의 대중 정책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김석 기자 su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