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위 싸움’ 이재명·안희정… 文과 차별화 광폭 행보

전국 무대로 민심잡기 주력
결선투표 막판 뒤집기 노려

설 연휴가 끝난 뒤 ‘문재인 대세론’에 맞서기 위한 더불어민주당 내 대선주자들의 2위 선점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촛불시위 국면에서 ‘사이다 발언’으로 지지율 수직상승을 보였던 이재명 성남시장의 지지율이 하락 추세로 돌아선 가운데, 외교·안보 현안 등과 관련 안정감을 보인 안희정 충남지사에 대한 지지율이 꾸준히 오르면서 양측이 2위 쟁탈에 총력을 쏟아붓기 시작한 것이다. 설 연휴 직후부터 지지율이 탄력을 받아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의 과반 득표를 저지하고 2위 자리를 차지해야만 결선투표를 통해 경선 결과를 막판에 뒤집을 수 있다는 셈법이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이 시장은 설 연휴가 끝난 직후인 31일 민주당 경선 예비후보등록을 마친 뒤 당내 경선을 겨냥한 광폭 행보에 나섰다. 이 시장은 이날 오전 10시 민주당사에 김용 성남시의원을 통해 후보 대리접수를 마쳤다. 그는 설 연휴 직후 첫 행보로 국립현충원을 찾아 김영삼 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참배한 뒤 광주로 이동해 5·18 민주화 묘역을 참배한다. 광주는 문 전 대표의 아킬레스건이자 이 시장이 비교적 높은 지지율을 보이는 지역으로, 문 전 대표의 약점인 호남 민심을 집중 공략해 문 전 대표의 경선 과반 득표를 막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안 지사도 오는 2일 예비후보등록을 마친 뒤 국회출입기자단과 간담회를 하고 오찬을 할 예정이다. 그동안 충남 도정에 충실한 모습을 보이며 서울 및 지역 일정을 최소화했던 안 지사가 충남을 벗어나 여의도 정치권 및 전국을 무대로 공격적인 행보를 시작하겠다는 신호로 풀이된다. 안 지사는 3일 예비후보등록 이후 첫 지역 방문 일정으로 경북 상주의 노무현재단 지부를 방문해 특강을 한 뒤 안동의 경북도청에서 출입기자 간담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안 지사 측 관계자는 “지난 TK(대구·경북) 지역 방문 때 대구까지만 갔는데 이번에는 경북을 본격 방문해 설 이후 민심에 대해 청취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시장과 안 지사는 2위 쟁탈전을 벌이면서 문 전 대표와의 차별성을 부각시키는데 각별히 신경 쓰고 있다. ‘문재인 때리기’ 전략은 자중하되 차별성을 부각시킴으로써 결선투표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전략이다.

김다영 기자 dayoung817@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