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찔한 만원버스 방화…화염 속 승객들 필사의 탈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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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객을 태우기 위해 정류장에 멈춰선 시내버스가 갑자기 화염에 휩싸여 승객 수십 명이 창문과 뒷문으로 탈출하는 아찔한 상황이 벌어졌다.

퇴근시간대인 6일 오후 6시 30분께.

승객을 가득 태운 시내버스 한 대가 전남 여수시 학동 여수시청 교통정보센터 앞 정류장에 멈춰 섰다.

3∼4명의 승객이 탄 뒤 큼직한 보자기를 든 문 모(69) 씨가 마지막으로 버스에 올랐다.

문 씨는 버스에 오르자마자 소리를 지르기 시작하더니 갑자기 보자기에서 18ℓ들이 시너 2통을 꺼내 운전석 뒤편 바닥에 마구 뿌려댔다.

그는 급기야 다른 손에 들려있던 라이터로 불까지 붙였다.

시뻘건 불길과 짙은 연기가 바닥을 타고 순식간에 번졌고 중학생부터 노인까지 버스 안에 있던 승객 40여 명은 서둘러 뒷문으로 내렸다.

사람이 많아 뒷문으로 바로 내리지 못하자 일부는 창문을 열고 밖으로 뛰어내리기도 했다.

다행히 500m 거리에 소방서가 있었고 오후 6시 33분께 신고를 접수한 소방관들이 3분 만에 도착해 불길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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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관들은 출동 4분여 만에 큰 불길을 잡았지만 이미 차체 대부분이 불탔다.

승객들은 자칫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도 있었던 상황을 바라보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대피 과정에서 승객 3명이 허리와 발목을 접질리는 상처를 입었고 4명이 연기를 마셔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지만, 중상자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문 씨는 불을 지르자마자 버스 앞문으로 뛰쳐나갔지만, 버스 기사 임 모(48) 씨에 의해 채 수십m도 가지 못하고 바로 붙잡혔다.

문 씨는 경찰 조사에서 “내 땅이 3천∼4천 평이나 되는데 국가에서 수용하고 보상을 안 해줬다”고 주장했다.

경찰 관계자는 “문씨가 술에 취한 상태는 아니며 혼잣말을 반복하고 있다”며 “정확한 범행 동기와 사건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