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히칸 헤어스타일’에 옐로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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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안 등 46명 머리 비윤리적”
아랍에미리트축구협회 경고장
선수 개성이냐 율법이냐 논란

킥의 마술사 데이비드 베컴(영국)의 ‘닭볏슬’, 2002 한·일월드컵 득점왕 호나우두(브라질)의 ‘반달’ 헤어스타일은 현란한 기량 못지 않게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축구선수의 독특한 헤어스타일은 즐거운 볼거리를 제공한다. 그러나 아랍에미리트(UAE)에선 개성 넘치는 헤어스타일을 볼 수 없게 됐다.

16일 오전(한국시간) 영국 BBC에 따르면 UAE축구협회는 가나 출신 공격수 아사모아 기안(알 아흘리·사진)을 포함한 46명의 ‘비윤리적’인 헤어스타일에 대해 경고장을 보냈다. UAE축구협회가 비윤리적이라고 지적한 건 양 옆부분을 빠짝 자르는 카자 스타일. 국내에선 투 블록 컷, 또는 모히칸 스타일로 불린다. 이슬람교에선 머리카락의 일부분을 남기고 면도하는 것을 이교도의 방식이라며 금지하고 있다.

기안은 머리 옆부분을 짧게 자른 뒤 자신의 등 번호인 숫자 ‘3’을 꾸며 넣었고 염색까지 했다. 기안은 외국인 선수이지만 UAE리그 소속이기에 이슬람교 율법에 따라야 한다. 경고받은 선수들은 벌금을 물게 되고, 헤어스타일을 바꾸지 않으면 출장 정지 등의 중징계를 받게 된다. UAE축구협회는 “어린이들이 (축구선수의 헤어스타일을) 따라 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지만, 개성 표현을 억제한다는 점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UAE축구협회는 또 푸들을 연상케 하는 헤어스타일을 한 선수 2명에게도 경고장을 보냈다.

한편 중동에선 헤어스타일로 인해 종종 해프닝이 발생했다. 2012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선 알 샤바브의 골키퍼 왈리드 압둘라가 경기 직전 급하게 헤어스타일을 바꿨다. 당시 심판이 이슬람교답지 않다고 제지했기 때문이다.

전현진 기자 jjin23@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