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이 독자… 유쾌하고 촘촘한 책 길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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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케스의 서재에서 / 탕누어 지음, 김태성·김영화 옮김 / 글항아리

대만의 문화평론가이자 출판인이며 직업이 독서가라고 서슴없이 밝히는 탕누어(唐諾·61)의 독서론을 담은 책이다. 이순(耳順)의 나이를 넘긴 탕누어가 반세기에 걸친 집중적인 책 읽기로부터 얻은 지혜와 소회, 질의와 한탄, 유머 그리고 그 밖의 모든 것을 옛날이야기 하듯 들려준다.

책 제목인 ‘마르케스의 서재에서’는 저자가 ‘20세기의 세르반테스’라고 불리는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소설 ‘미로 속의 장군’을 매개 삼아 이야기를 전개하기 때문에 붙여졌다. 실제로 13개의 장(章)마다 마르케스의 아름다운(그러나 극도로 절제된) 글이 배치됐고, 저자는 이 글을 중심으로 자신의 독서론을 풀어간다. 저자인 탕누어는 요즘도 소설가인 아내 주톈신(朱天心·59)과 함께 한국 관광객이 즐겨 찾는 타이베이(臺北) 용캉제(永康街) 입구의 한 카페를 매일 출근하듯이 찾아 책을 읽고 있다. 번역자인 김태성은 “개인적으로 이 책이 지금까지 번역한 100권 남짓 되는 책들 가운데 가장 작업하기 힘들었지만 다른 어떤 책보다 더 황홀하고 아름다우며 배울 것이 많았다고 단언한다”고 말한다.

이경택 기자 kt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