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분석>憲裁, 3월초 선고의지… 朴측 ‘총사퇴’ 하나

“불공정” 마지막 카드 만지작
‘또 지연작전’… 역풍 우려도

법조계 “법리적 문제는 없어”
憲裁로서는 재판형식상 부담

헌법재판소가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 퇴임날인 오는 3월 13일 이전에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심판을 선고하려는 ‘강한 의지’를 보이는 가운데, 박 대통령 측 법률대리인단은 마지막 수단으로 ‘전원 사퇴’ 카드도 배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21일 전해졌다.

헌재의 심판 절차를 ‘환영’하는 국회 탄핵소추위원단 측은 변론 마무리 작업에 돌입했지만, ‘공정하지 않은 재판’이라 불만을 토로하는 박 대통령 측에서는 ‘어떤 카드를 내놓아야 하나’ 고심 중이다. ‘3월 초 최종 변론기일 신청’과 ‘고영태 녹음파일 심판정 청취 신청’은 헌재에 의해 기각됐고, 박 대통령이 출석하더라도 ‘헌재가 지정한 변론기일에 나와 당사자 신문을 받아야 한다’는 통보를 받았기 때문이다. 22일까지 박 대통령 출석 여부를 헌재에 밝혀야 하기에 대통령 측은 이날 중 어떤 결정이든 내려야 할 상황에 놓였다.

우선 박 대통령 측 법률대리인단이 만지작거리는 카드는 ‘전원 사퇴’다. 박 대통령 측 손범규 변호사는 이날 “내부적으로 헌재의 불공정성에 ‘항거’하기 위해서는 전원 사퇴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손 변호사는 “다만, 이 경우 또 ‘지연작전’이라며 여론의 뭇매를 맞을 가능성이 있어 조심스러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법리적으로도 ‘대리인단 전원이 사퇴해도, 탄핵 심판 진행에는 문제가 없다’는 해석에 무게가 쏠리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지금도 ‘헌법재판관 1명 공석’이라는 심판 구성상의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데, 법률대리인마저 없으면 전원합의부가 재판 속행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박 대통령 측 법률대리인단은 20일 사퇴 여부를 두고 회의를 열었으나 ‘합치된 의견’을 내지 못해 21일 다시 논의키로 했다. 박 대통령 헌재 출석과 관련해서도 ‘괜히 꼬투리를 잡힐 수 있다’는 의견과 ‘이럴 때일수록 출석해 박 대통령의 ‘선한 국정 의지’를 강조해야 한다’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손 변호사는 “여러 참모의 의견을 종합해 박 대통령 스스로 출석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연 기자 leewh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