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남식 교수의 반려동물 이야기>반려동물, 순환기 질환·성인병 예방 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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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현대사회에서 사람들은 크고 작은 스트레스의 연속된 굴레에 얽매여 살고 있다. 그러다 보니 심장병, 고혈압, 종양, 위궤양, 천식, 두통, 감기, 발기부전과 성인병 등 거의 모든 질병이 만성적인 스트레스와 관련돼 있다고 한다.

반려동물이 현대인의 스트레스를 덜어주고, 순환기 질환과 성인병 위험요소를 감소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영국의 한 조사보고에 의하면, 심장병동에서 퇴원하고 1년이 지난 시점에서 환자들의 생존율을 살펴본 결과 반려동물을 소유한 53명의 환자 중 5.7%인 3명만이 사망한 반면, 반려동물을 소유하지 않은 37명의 환자는 27%인 10명이 사망했다고 한다. 호주의 건강검진클리닉에서 20∼59세 574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데 따르면, 반려동물 소유자가 비소유자에 비해 낮은 수축기 혈압과 낮은 중성지방 수치를 나타냈으며, 반려동물의 소유가 심장질환을 예방하거나 질환의 진행속도를 느리게 한다는 결과를 얻었다고 한다.

반려동물과의 상호작용이 성인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에서는, 반려동물을 위탁받은 71명의 성인과 비교집단의 21명을 10개월 동안 관찰한 결과, 개 소유자들은 산책을 더 많이 하는 등 운동습관이 향상됐고, 두려움의 감소와 자존감의 증진을 보였으며, 개와 고양이 소유자 모두 감기, 두통, 소화불량과 같은 사소한 신체적 문제와 정서적인 고민이 감소했다고 한다.

이와 같이 반려동물의 소유가 사람의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많은 연구 결과가 있지만 고혈압이나 성인병 등 모든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만병통치약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반려동물은 우리가 아플 때마다 먹는 약과 같은 존재가 아니라, 우리의 생활 방식을 건전하게 만들고 이에 따라 정신적·육체적 건강과 삶의 질을 높여주는 역할을 하는 가족의 일원이기 때문이다.

서울대 수의과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