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웹 | 지면보기 PDF | 기사 상세 찾기 | 2017.3.25 토요일
전광판
Hot Click
문화일반
[문화] 소설 徐遊記 게재 일자 : 2017년 03월 03일(金)
(1075) 52장 새질서 - 9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그 시간에 부산 대마도 수복군총사령부의 사령관실에서 김동일이 유상천에게 말했다.

“아베가 푸틴의 제의를 받아들이지 않기를 바랍니다.”

유상천은 잠자코 시선만 주었다. 한국군 해병대 사령관 유상천은 이번 상륙작전의 지휘관이다. 휘하에 5개 상륙전단, 1만2000여 척의 군소 선박, 그리고 51만5000명의 병사를 이끌고 출동하는 것이다. 전투복 차림의 유상천은 해군 대장이며 이번 작전에 37명의 장군을 이끌고 갈 것이었다. 김동일이 말을 이었다.

“우리가 엄포를 하지 않았다는 증거를 보여줘야 돼요. 그래야 함부로 까불지 못하는 겁니다.”

그때 유상천이 머리를 끄덕였다.

“맞는 말씀입니다.”

이때는 ‘지당하신’이란 표현이 맞겠지만 유상천은 허식을 싫어하는 성품이다. 김동일의 표현이 마음에 드는 것 같다. 방 안에는 상륙군의 고위급 지휘관 7명이 모여 있었는데 조금 열기 띤 분위기다. 중국을 통한 일본 측의 제의에 이어서 한국 측의 반응을 들은 미국과 러시아의 조정안이 전해진 상황이다. 즉 한국 측의 기세에 일본이 밀리고 있다는 증거와 같다. 그때 김동일의 목소리가 방 안에 울렸다.

“내 부친께서 자주 말씀하셨소. 중국을 믿지 말라는 말씀이오. 절대로 우리 노선을 위해서 희생할 인간들이 아니라고 말씀하셨소.”

유상천의 다부진 얼굴이 굳어졌다. 죽은 김정일이 유훈을 내려 주었다는 소문이 있었다. 통치술은 물론이고 대외관계에 대한 지침을 전해주었다는 것이다. 그것을 지금 김동일이 털어놓고 있는가? 김동일의 말이 이어졌다.

“6·25 때 중공군이 우리를 도운 것도 북조선을 지켜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고 하셨소.”

“…….”

“임진왜란 때와 비슷한 경우라고 말씀하셨소. 그때 명나라 군사가 내려오지 않았으면 왜군이 명나라까지 들어갔을 테니까요.”

“…….”

“6·25 때도 놔두었다면 할아버지를 쫓아서 미군이 중국땅까지 들어갔을 것이라고 하셨소. 그래서 중국군이 내려온 것이오.”

심호흡을 한 김동일이 장군들을 둘러보았다. 7명 중 5명이 북한군 장성이다.

“북조선 출신 지휘관들은 잘 알겠구먼.”

김동일의 얼굴에 쓴웃음이 떠올랐다.

“북조선 곳곳에 중국 첩자들을 심어놓고 남조선과의 연합을 방해해왔지요. 신의주특구가 성공하자 쿠데타를 기도한 적도 있지 않소?”

어깨를 편 김동일의 눈빛이 강해졌다.

“이번에 우리 대통령께서 시 주석을 만나 대일(對日) 연합전선을 펼쳤지만 그건 일시적인 것이오. 아베가 시 주석을 통해 제의해온 것을 보시오.”

그렇다. 일본이나 중국이나 마찬가지다. 일본이 끊임없이 한국을 침략하고 식민지로 삼았다고 성토하지만 중국은 그러지 않았는가? 왕조가 바뀔 때마다 한반도의 한민족에게 어떻게 대해 왔는가?

그때 김동일이 말을 이었다.

“사대주의는 중국과의 관계에서 생겨난 말이라고 아버지가 말씀하셨소. 아버지는 친일파보다 사대주의에 빠진 도당들이 더 위험한 반동들이라고 하셨소. 그래서 우리는…….”

어깨를 부풀렸다가 내린 김동일이 긴 숨을 뱉었다.

“강해져야 합니다. 그래야 살아요.”

유상천이 커다랗게 머리를 끄덕였다.

※ 문화일보는 소설 ‘서유기’의 글과 삽화의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지합니다. 포털 상에서 블로그 등에 무단 사용하는 경우 인용 매체를 밝히더라도 저작권법의 엄격한 적용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 많이 본 기사 ]
▶ “中의 한국 사드보복 규탄” 美 초당적 결의안
▶ “죽더라도 애들 살리고…” 교사들의 ‘살신성인’
▶ “김정남, 후계 구도에 불만…김정일과 中서 담판”
▶ 10대 집단성폭행 현장 페이스북 생중계…시청자 신고의무..
▶ 피해여성이 비명 안질렀다고 강간범 무죄석방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 : m.munhwa.com ]
[AD]
topnew_title
topnews_photo “죽더라도 학생들을 살리고 내가 먼저 죽겠다”2014년 4월 16일 박육근(당시 51) 단원고등학교 2학년 부장교사는 제주도 수학여행을 위해..
mark“中의 한국 사드보복 규탄” 美 초당적 결의안
mark“김정남, 후계 구도에 불만…김정일과 中서 담판”
이순자 여사 “우리 내외도 5·18사태 희생자”
세월호 인양 사실상 성공… ‘반잠수선 선적’ 완..
대기업과 中企 성과급… 왜 이렇게 차이가 날..
line
special news ‘아이돌 출신’ 배우 차주혁 대마 흡연 혐의 기..
대마 구매 및 마약 밀반출 혐의 계속 수사아이돌그룹 ‘남녀공학’ 출신 배우 차주혁(26·본명 박..

line
朴 자택에 계란 던진 남성 “국정농단 사과 안 ..
‘포털 접속하니 이상한 QR코드가’ 신종 해킹 확..
사그라지지 않는 ‘브라질닭’ 파문…“찝찝해서 ..
photo_news
엠마 톰슨 “트럼프의 숙박초대 거절한 적 있다”
photo_news
구혜선 ‘알레르기성 소화기장애’는 어떤 질환?
line
[연재소설 徐遊記]
mark(1091) 53장 활기가 국력이다 - 4
illust
[인터넷 유머]
mark회의에 늦은 이유
mark멋진 놈 vs 질긴 놈
topnew_title
number 10대 집단성폭행 현장 페이스북 생중계…시..
피해여성이 비명 안질렀다고 강간범 무죄석..
‘출산·다자녀 교원에 승진 가산점’ 논란
서울대병원 제왕수술하다 신생아 손가락 절..
“아내 우편물 동의없이 뜯어보면 불법”…남..
hot_photo
자기 반려견 던지고 발로 찬 애견..
hot_photo
연예스타 ‘사생활 사진’ 또 유출…..
hot_photo
박근혜 자택 상공 드론 출현…한..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사업안내 | 이용안내 | 구독안내 | 독자참여 | 회원서비스 | 고충처리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책임자:최중홍) | Site Map
주소 : 서울시 중구 새문안로 22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697 | 등록일자 : 2011년 7월 15일 | 제호 : 문화일보 | 발행·편집인 : 이병규 | 발행연월일 : 1997년 1월 1일
Copyright ⓒ 문화일보.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