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위기설… 정치春鬪… 시름만 깊어가는 산업계

中 사드보복·美 환율압박 등
내외악재로 기업 어려움 가중

한국 경제의 ‘4월 위기설’, 노동계의 ‘정치 춘투(春鬪)’ 등으로 산업계가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상황에 빠졌다. 대우조선해양 유동성 위기,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가능성, 미·중 환율전쟁, 스태그플레이션 등 악재가 곳곳에 도사리고 있어 이번 봄이 한국 경제의 회복을 판가름하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오는 4월에 4400억 원의 회사채 만기가 돌아온다. 앙골라 국영 석유회사로의 드릴십 2척 인도 지연으로 대금 1조 원을 회수하지 못하는 등 자금 확보에 차질을 빚고 있다. 회사채를 갚지 못할 경우 법정관리에 들어갈 위험이 있다. 대우조선해양 측은 최근 한국선박금융(KOMARF)의 지분(35.29%) 전량을 매각하기로 하는 등 “팔 수 있는 건 다 판다”는 방침이지만,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4월 외에도 7월 3000억 원·11월 2000억 원 등 올해만 총 9400억 원을 갚아야 한다.

건설사들의 경우 지난 한 해 아파트 경기 호황으로 부진했던 실적을 회복했지만, 올해 미분양 등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실제 지난 1월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CBSI)는 전월 대비 15.9포인트 하락한 74.7을 기록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봄 분양시장을 분기점으로 11·3 부동산 대책과 금리 인상압박 등 불확실성에 따른 침체를 털어내지 못한다면, 연중 침체를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또 미국이 4월 환율보고서 발표를 통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경우 미·중 환율전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까지 조작국으로 지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한·미 FTA 재협상은 기껏 오랜 부진을 털고 상승세를 타고 있는 수출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노동계의 산업계 압박과 정치권의 반기업정서 부추기기가 도를 넘어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민주노총은 오는 5월까지를 파업 등 대선 투쟁 기간으로 정하고 법인세 인상, 최저임금 인상, 노동법 전면 개정 등을 관철시킨다는 방침을 세웠다.

유현진·최재규·김남석 기자 cworang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