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여전한 反지성적 대학 신입생 OT, 自淨 빈말인가

최근 들어 매년 3∼4월이면 대학 신입생 오리엔테이션(OT)을 둘러싼 불상사가 발생했다. 반(反)지성적 일탈을 넘어 인명 살상이나 대형 사고로 이어지는 일도 적지 않다. 그럴 때마다 교육·대학 당국과 학생회 등은 근절 대책을 내놨다. 특히 교육부는 2014년 10명이 사망한 부산외대 마우나리조트 사고 이후 대학생 집단연수 매뉴얼을 만들어 학생회가 아닌 대학이 주관해 실시하고, 학내에서 열도록 했다. 그러나 그것을 비웃는 일들이 지금도 벌어지고 있다.

경북 구미시 금오공대 학생회의 ‘소주 7800병’ 준비가 사회적 충격을 준 가운데 서울의 한 사립대에서는 학부 커뮤니티 ‘공지’를 통해 자기소개서를 요구하면서 사진과 주량, 연애 여부, 통금 시간 등을 써내라는 일이 있었다고 한다. 부산의 한 대학 학생회 측은 신입생들에게 ‘자신 있는 신체 부위’ ‘마지막 키스’ ‘제일 마음에 드는 이성 선배’ 등의 질문에 답을 하도록 했다. 지난달 신입생 OT를 가던 중 버스 사고를 당한 금오공대의 경우, 총학생회가 2박 3일간 행사 중 마실 소주 7800병, 맥주 960병을 구매했다고 한다. 소주만 1인 평균 4.5병 분량이다. 지난달 26일에는 포스텍의 한 재학생이 신입생 환영회에 참가한 여학생 1명을 성추행하고 다른 1명은 성폭행한 일도 벌어졌다. 2006년 이후 10년간 확인된 대학생 음주사고 사망자만 22명에 달한다.

이 정도면 신입생 환영이 아니라 범죄 행위다. 낭만 운운하며 관용을 베풀 일이 아니다. 직접 관련자는 물론 관리·감독자도 포함해 형사 책임까지 엄정히 물어야 근절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