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인도’ 논란에도… 천경자 ‘고흐와 함께’ 최고가 낙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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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옥션 경매 8억2000만원
장욱진 초기 그림 ‘독’ 7억원

천경자(1924∼2015·사진) 화백을 둘러싼 ‘미인도’의 위작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경매에서 천 화백의 작품이 출품 작품 중 최고가로 거래돼 화제가 되고 있다.

미술품 경매사 서울옥션은 7일 서울 종로구 평창동 본사에서 진행된 올해 첫 본경매에서 천경자의 회화 ‘고흐와 함께’(1996·그림)가 경합 끝에 낮은 추정가인 ‘5억 원’을 훨씬 웃도는 8억2000만 원에 낙찰돼 이번 경매 출품작 중 최고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40.5×31.6㎝ 크기인 ‘고흐와 함께’는 네덜란드 전통의상 ‘폴렌담’을 착용한 여성을 ‘빈센트 반 고흐’가 바라보고 있는 그림으로 배경 또한 고흐의 ‘까마귀가 있는 밀밭’의 일부분이 반영돼 있다. 채색은 짙게 올려 화려함을 더했다. 위작 시비 한가운데서도 천 화백의 그림은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사)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에 따르면 서울옥션 등 국내 16개 경매사의 2016년 낙찰총액을 집계한 결과 천 화백의 작품 낙찰 총액은 42억5000만 원으로 김환기(415억 원), 박서보(112억 원), 정상화(108억 원), 이우환(96억8000만 원)에 이어 5위를 기록했다. 이날 경매에서는 또 서양화가 장욱진(1917∼1990)의 초기 회화 ‘독’이 7억 원에 낙찰돼 작가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는 ‘진진묘’(1970)가 2014년 기록한 작가의 역대 최고가(5억6000만 원)를 넘는 기록이다.

한편 천 화백의 유족 측은 1991년 ‘미인도’를 둘러싼 위작 시비가 시작되기 직전에 미술품 위조단이 대거 검거되는 일이 있었다며 ‘미인도’가 위작이라고 주장했다. 천 화백 유족의 변호인단은 7일 검찰공고(1991년 4월 1일자)를 공개하며 그해 2월 서울지검 특수2부가 김환기, 이중섭, 천경자 등의 위작을 만드는 조직을 검거했다고 발표했고 언론에도 보도됐다는 내용의 자료를 배포했다.

이경택 기자 kt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