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웹 | 지면보기 PDF | 기사 상세 찾기 | 2017.6.26 월요일
전광판
Hot Click
문화일반
[문화] 소설 徐遊記 게재 일자 : 2017년 03월 10일(金)
(1080) 52장 새질서 - 14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미국은 세계의 리더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었어.”

크램프가 다시 투덜거렸다.

“솔직히 세계 평화, 질서를 유지한답시고 1년에 쏟아붓는 돈이 얼마냐고? 몇 천억 달러야. 그 돈으로 미국에 실업자가 한 명도 없도록 만들 수가 있다고.”

앞에 앉은 안보수석 레빈스키와 국무장관 존슨은 눈만 껌뻑였다. 한두 번 듣는 말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대통령 후보 시절부터 그렇게 떠벌렸는데 그때는 허황하게만 들렸다. 허점도 많아서 비판이 송곳처럼 쑤시고 들어왔다. 그런데 그 말이 유권자들에게는 먹힌 것이다. 유권자들은 단순한 해석을 좋아한다. 말이 길고 어려우면 대부분 거짓말이 섞여 있다는 것도 안다. 어깨를 부풀린 크램프가 말을 이었다.

“이번 회담에서부터 시작이야. 절대로 양보할 수 없어.”

내일부터 워싱턴에서 아시아태평양경협기구 정상회담이 열리는 것이다. 이번 회담에는 러시아의 푸틴, 중국의 시진핑, 일본의 아베와 대한민국의 서동수까지 화제가 되고 있는 정상이 모두 참석한다.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어 있다.

“각하, 대한민국 측이 이런 요청을 해왔습니다.”

크램프의 말이 끝나기를 기다리던 존슨이 서류 한 장을 내밀었다.

“뭐야, 이건?”

서류를 받아든 크램프가 이맛살을 찌푸렸다. 내일 정상회담 직전에 정상들이 모여서 찍을 사진 배치도다. 주최국인 미국 측에서 미리 정상들의 위치를 배정해서 나눠주었기 때문에 각각 위치와 이름이 기록되어 있다. 그런데 앞열 중심부 푸틴 옆쪽에 배치된 서동수의 자리가 화살표로 뒤쪽 캄보디아 수상 탁반동 옆으로 옮겨져 있다. 그때 입맛을 다시면서 말했다.

“뒷열 끝쪽으로 옮겨 달랍니다. 탁반동 옆이 아니라도 좋답니다. 동티모르 수상 옆도 괜찮답니다.”

“쇼하고 있네.”

크램프가 투덜거리다가 존슨을 보았다.

“얘가 왜 이래?”

“겸손해지겠다는 표시지요. 뻔한 수작이지만 효과는 있습니다.”

“얘 쇼맨십은 나하고 비슷하군.”

레빈스키와 존슨이 서로의 얼굴을 보았지만 표정이 바뀌지는 않았다. 이윽고 크램프가 머리를 끄덕였다.

“그렇게 해주지.”

존슨과 레빈스키가 집무실을 나갔을 때 ‘국정자문관’이란 별정직을 맡고 있는 사위 재러드 쿠슈너가 들어섰다.

“각하.”

예의 바르게 부른 쿠슈너가 크램프 앞에 섰다. 크램프의 시선을 받은 쿠슈너가 말을 이었다.

“각하, 한랜드에서 크램프 타운 부지로 한시티 서북방에 3000만㎡를 무상임대해 주겠다는데요.”

“뭐야? 3000만㎡?”

“예, 지도를 보니까 앞쪽에 산맥이 가로지르고 옆쪽은 타이거 지대입니다. 비행장도 건설할 수 있겠습니다.”

“무상으로?”

“예, 무상입니다.”

“내가 대통령인데 그러면 안 되지.”

“이방카 이름으로 하면 됩니다. 그리고 그쪽은 개발지역이라 우리가 특전을 받는 것이 아닙니다. 투자하는 건데요, 뭐.”

“그렇긴 한데.”

“다른 업체들도 무상임대를 받습니다.”

“서동수 그놈도 장사꾼 출신이라 나하고 생각하는 것이 비슷해.”

눈을 가늘게 뜬 크램프가 말을 이었다.

“언론 조심해, 재러드.”

※ 문화일보는 소설 ‘서유기’의 글과 삽화의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지합니다. 포털 상에서 블로그 등에 무단 사용하는 경우 인용 매체를 밝히더라도 저작권법의 엄격한 적용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 많이 본 기사 ]
▶ “한국당, 4대강에 세금 쏟아부어…‘추경 반대’ 할 말인가”
▶ 홍준표 “친북화해 주장하면 ‘좋은 진보’로… 우울한 6·25”
▶ 日, 해저화산 폭발로 ‘횡재’…여의도 24배인 70㎢ 영해 확..
▶ ‘나 혼자 산다’ 김사랑 효과···16개월 만에 시청률 9% 돌파
▶ 표도르, 벨라토르 데뷔전서 1분 만에 TKO패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 : m.munhwa.com ]
[AD]
topnew_title
topnews_photo 금품수수 없어 최씨 처벌은 불가…고영태는 ‘매관매직’ 기소박근혜 정부 시절 여러 정부 요직 인사에 영향력을 끼친 것으로 드러난 ‘비선..
mark1심 전원 유죄 ‘정유라 특혜’ 재판…혀를 차게 한 ‘말말말..
mark절도 있는 동작 속 파괴력…‘다른 듯 같은’ 北 태권도
홍준표 “친북화해 주장하면 ‘좋은 진보’로… 우..
파키스탄 전복 유조차 화재 사망자 140명으로..
“한국당, 4대강에 세금 쏟아부어…‘추경 반대’..
line
special news 표도르, 벨라토르 데뷔전서 1분 만에 TKO패
한때 종합격투기 세계 최강으로 군림했던 표도르 예멜리야넨코(41·러시아)가 고작 1분 만에 무..

line
전두환 “회고록 소송 재판장소 서울로 옮겨달..
美CIA 국장 “트럼프, 하루도 쉬지 않고 북한 동..
文대통령 “韓평화 구축이 6·25 헌신에 보답하는..
photo_news
78년전 일본정부 “독도는 한국땅”··· 지도 발견
photo_news
日, 해저화산 폭발로 ‘횡재’…여의도 24배인 70㎢ 영해 확..
line
[연재소설 徐遊記]
mark(1152) 56장 유라시아 - 5
illust
[인터넷 유머]
mark신랑의 고민
mark국어 선생님
topnew_title
number ‘나 혼자 산다’ 김사랑 효과···16개월 만에 시..
경찰, 가인 대마초 권유자 통신 내역 집중 조..
中쓰촨성 산사태서 ‘아기 울음소리’가 일가족..
‘김병장’, 국방마트서 간식비로 월평균 6만원..
박사학위 코앞 대학원생, 성추행으로 무기정..
hot_photo
6·25전쟁 기념식서 흐느끼는 참전..
hot_photo
샐러드에 섞여 들어간 개구리
hot_photo
시구 준비하는 김새론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사업안내 | 이용안내 | 구독안내 | 독자참여 | 회원서비스 | 고충처리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책임자:최중홍) | Site Map
제호 : 문화일보 | 주소 : 서울시 중구 새문안로 22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697 | 등록일자 : 2011년 7월 15일 | 발행·편집인 : 이병규 | 발행연월일 : 1997년 1월 1일
Copyright ⓒ 문화일보. All Rights Reserved. ☎ 02) 3701-5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