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남경필 경기지사가 지난달 20일 경기 수원시 광교테크노밸리의 차세대융합기술원을 방문해 재난로봇인 휴머노이드의 시연을 관람하고 있다. 경기도 제공
반대당에 예산·인사권 등 배분
道政 파행 막고 정책추진 탄력
일자리·누리과정 등 현안 해결
따복하우스·테크노밸리 성과
산하기관 통폐합 등은 미흡
존재감 부족 낮은 지지 과제로
남경필 경기지사는 연정과 협치의 리더십을 내세워 대선 완주에 자신감을 보이며 전국적인 대권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스스로 정치와 행정을 두루 경험한 프로 정치인임을 자부하며 자신이 새로운 통합정치를 할 수 있는 적임자임을 강조하고 있다. 남 지사는 그 근거로 취임 이후 경기연정의 협력정치로 어려운 현안을 해결하는 위기관리능력, 현장행정으로 도민을 챙기는 소통능력을 보여줬음을 들고 있다. 그러나 연정으로 도정을 무난하게 수행했다는 평가 속에서도 카리스마와 파괴력 부족, 뚜렷하지 못한 정체성 등이 마이너스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현장행정’ 리더십, 하지만 ‘미지근’ 정체성 = 남 지사는 2년 8개월의 재임기간 중 현장행정을 가장 중시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지난해 12월 조류 인플루엔자(AI) 발생 첫날 방역 현장인 화성시 향남읍을 방문, 근무자들을 격려하는 등 기민한 순발력을 발휘했다. 그는 또 매주 금요일 도청 본청과 북부청에서 ‘도지사 좀 만납시다’란 도민 대상의 현장 민원상담을 445건이나 들은 후 그중 261건을 해결했다.
남 지사는 지난해 11월 새누리당을 탈당한 뒤 올 1월 대선 출마를 선언하는 등 단체장 대선주자 중 발 빠른 행보를 보였다. 또 모병제와 선거연령 18세 하향 등 선제적으로 이슈를 제기함으로써 혁신적인 보수 중도 성향을 부각시켰다. 행선지마다 일자리 창출에 성공한 ‘실용 도지사’임을 호소했다. 그의 리더십은 연정을 시행해 도의회 다수 당을 아우르는 정책을 무리 없이 수행함으로써 절정에 달했다. 남 지사는 지방자치단체 권력을 야당과 나누는 연정 실현의 자부심을 바탕으로 국가의 사회 갈등과 분열을 막는 유일한 방법으로 연정이 필요하고, 이번 대선은 연정 대통령이 당선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본격적인 경선이 시작되면 연정이 진정한 평가를 받을 것이라며 대선 완주에 자신감을 비치고 있다.
그는 투사 이미지보다는 개혁적이면서도 신뢰감을 주는 합리적 지도자상 부각에 주력하면서 친화력과 추진력도 겸비했다는 걸 장점으로 내세우지만 임팩트 있는 한 방, 즉 정치인으로서의 강한 캐릭터가 부족한 것이 흠이라는 지적을 받는다. 또 대표 브랜드 ‘연정’이 아직 전국적으로 크게 부각되지 않고 있는 데다, 대통령감으로서의 이념과 노선을 선명하게 보여주지 못해 만약 보수층이 분열될 경우 공감대를 얻기 힘들다는 평가도 있다. 젊은 층을 공략하는 공약이 보수당의 정체성과는 거리가 멀고 차차기 이미지로 비쳐지는 점, 역대 경기지사들이 대권 도전에 연속 실패한 징크스 등이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정책 이행과 갈등 해결에 앞장, 그러나 실적은? = 남 지사는 지난해 1월 어린이집 누리과정 파행 사태 시 준예산 집행과 2개월 예산 긴급 편성으로 보육대란을 발 빠르게 진화하는 등 위기관리능력을 보여줬다. 도의회가 누리과정 예산 통과를 거부하는 가운데 준예산 및 2개월 예산을 선집행한 것은 도지사로서 책임 있는 결단력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또 2015년 8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발생 때는 전국 유일의 민관 협력체계를 구축, 수원·포천·금촌 의료원과 메르스 외래거점병원에 전문 격리치료시설을 마련해 신속하게 대응했다.
도의회와는 타협과 갈등 관계를 반복했다. 지난해 초 도의회가 역점사업 예산 985억 원을 삭감하자 이에 맞서 도의회 증액예산 1028억 원을 부동의 처리했다. 어린이집 누리과정과 K컬처밸리 특위 조사를 둘러싸고 도의회와 대립하다가 2기 연정을 통해 돌파에 성공하기도 했다. 대선 출마 선언 후에도 도정 공백 방지를 위해 경기도·도의회 간 민생도정협의회를 구성해 타협을 벌였다. 2015년 도 간부 500명을 초청해 토론회를 열고 매년 시장·군수들과 간담회를 개최하는 등 소통에 힘썼다.
특히 강원도와 공동 비무장지대(DMZ)사업 시행, 지난해 3월 경기·강원 9개 시·군 상생협력토론회 개최, 수원 군공항 이전 갈등 중재, 영평 미군 사격장 주민 피해대책 마련 등 갈등 해결을 위해 적극 나서기도 했다. 그 결과 △따복공동체 지원센터 운영 △2층버스 도입 △스타트업 캠퍼스 건립 △4개 테크노밸리 조성 △자율주행자동차 등 4차산업 기반 조성 등을 이룩할 수 있었다.
그러나 K디자인빌리지 등 일부 역점사업이 아직 가시화되지 않고, 산하기관들을 제대로 통폐합하지 못하는 등 도정을 일관되게 추진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받았다. 지난해 12월부터 도정을 두루 살피면서도 전국 지역에서 특강 및 토론회를 여는 등 잦은 외부 활동으로 행정 공백이 우려된다는 비판도 나왔다.
◇지지율과 존재감 높이기가 관건 = 남 지사는 탄핵 결정 이후 보수 중도층이 결집하고 무당·기권층이 적극 동참하면 지지율이 급상승할 수 있다고 기대한다. 그는 민선 6기 공약이행 매니페스토 보고서에서 최우수 등급을 받고, 2014년과 2016년 국민권익위 부패방지 시책평가에서도 1등급을 받는 등 소통행정에서 점수를 얻었다. 그러나 2기 연정이 아직 시행 중인 데다 도지사 109개 공약 가운데 이행된 공약이 의외로 많지 않다는 비판이 일부 도의원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다. 한국갤럽이 실시한 2016년 하반기 16개 시·도지사 직무수행평가에서는 8위에 그치기도 했다.
의정부=오명근 기자 omk@munhwa.com
남경필의 말 말 말
남경필 경기지사는 취임 이후 대권 도전과 관계없이 일관되게 소통과 통합, 연정을 외쳐 왔다. 그는 당선 직후인 2014년 6월 5일 “야당과 소통하는 통합의 도지사, 도민과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도지사, 늘 현장으로 가서 답을 찾는 현장 도지사가 되겠다”고 소회를 밝혔다. 같은 해 12월 24일 모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경기연정은 국민이 바라는 상생과 통합의 정치다. 그동안 여야가 서로 쌓은 신뢰와 상호존중, 배려를 바탕으로 연정을 실현해 나갈 것”이라고 피력하기도 했다.
남 지사는 2015년 신년사를 통해 “경기도 연정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며 “예산 편성의 처음부터 끝까지 도청과 도의회가 함께하는 예산연정, 그리고 공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한 교육연정도 실시하겠다”고 연정 확대 의지를 시사했다. 지난달 23일 모 신문과의 인터뷰에서는 “내 목표는 마지막 대통령이 되는 것이다. 권력을 분산시켜 전통적인 의미의 대통령을 없애겠다. 대통령은 큰 의사결정을 하고 내치(內治)는 국회가 뽑은 총리에게 맡기겠다”고 말했다.
대통령 탄핵 심판에 대해서는 더욱 소신 있는 발언을 했다. 남 지사는 지난해 10월 26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대통령이 사라졌다. 대통령 리더십의 공백은 국가적 위기다. 안보와 경제의 위기는 우리의 현실이다. 대한민국을 위해 리더십을 회복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10일 헌재의 탄핵 인용 결정이 난 직후 “여야나 보수·진보 할 것 없이 국민 모두가 승복해야 하고 국론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서라도 하나의 대한민국이 돼 통합의 정치를 해야 한다. 연정과 협치가 답이다”고 밝히는 등 한결같이 상생정치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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