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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오후여담 게재 일자 : 2017년 03월 13일(月)
리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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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성준 논설위원

고교 시절 주기율표를 외워본 사람들은 기억할 것이다. 수소와 헬륨이 제1열의 맨 좌·우측에 있고, 그다음 제2열의 맨 왼쪽에 리튬(Li)이 있다. 1족 2주기에 속한다는 의미다. 구체적으로는 원자량 6.941g/mol, 녹는점 180.54도, 끓는점 1347도, 밀도 0.53g/㎤이다. 자연 리튬에는 리튬-7이 약 92.5%, 리튬-6가 약 7.5%가 들어 있는데, 인공 농축시킨 순도 40%의 리튬-6는 수소폭탄이나 증폭핵분열탄을 제작할 때 필요한 삼중수소를 생산하는 데 쓰이며, 더 높은 순도의 리튬-6는 수소폭탄의 원료로 사용될 수 있다. 휴대용 건전지로 유용하지만 인류 최악의 살상 무기로도 활용될 수 있는 두 얼굴의 원소다.

그런데 북한이 순도 고농축 리튬-6를 해외에 판매하려 한 사실이 폭로됐다. GPM이란 회사가 ‘10㎏의 리튬-6를 한 달 안에 중국 단둥에서 선적 인도해 준다’는 내용의 광고를 웹사이트에 올렸는데, 이 회사는 북한 무기 수출의 50% 이상을 담당하고 있는 북한 국영 ‘청송연합’의 위장 회사란 것이다. 청송연합은 천안함 폭침에 사용된 어뢰 CHT-02D를 수출한 혐의로 2010년 미국의 제재 대상이 됐고, 2012년부터는 유엔 제재도 받고 있다. 북한은 지난해 4·5차 핵 실험 당시 고농축 리튬-6를 이용, 증폭핵분열탄을 실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이 북한의 핵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 그 자체보다 더 신경 쓰는 것은 핵이 다른 불량국가(rogue state)나 테러조직으로 확산되는 것이다. 9·11테러 이후 미국은 대량파괴무기(WMD)가 테러리스트 손에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모든 수단을 총동원하고 있다. 2003년 이라크 침공도 WMD가 알카에다 손에 들어갈 것을 염려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라크에서 WMD가 발견되지 않아 논란이 되기도 했다.

미국의 고립주의는 폐쇄주의와는 다르다. 나를 건드리지 않으면 상관하지 않겠지만, 나를 위협한 한 그냥 두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번 김정남 암살에서도 화학무기금지협약(CWC)상 금지된 화학무기 VX가 국제공항과 같은 대중 밀집지역에서 사용됐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런 물질이 이슬람국가(IS) 등에 넘어가는 재앙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무조건 막아야 한다는 것이 미국의 입장이다. 그런데 북한이 핵 물질을 해외에 판매하려 한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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