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웹 | 지면보기 PDF | 기사 상세 찾기 | 2017.12.18 월요일
전광판
Hot Click
오후여담
[오피니언] 오후여담 게재 일자 : 2017년 03월 16일(木)
이 시대의 法家들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황진선 논설위원

한국인은 한비자 같은 법가(法家)보다 공자, 맹자 같은 유가(儒家)를 더 높게 친다. 사회의 본질을 규범보다 인간관계에 두는 것이 마음에 와 닿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공자를 계승한 맹자는 인(仁)을 의(義)로 확장해 어질고 의로운 정치를 주창했다. 의는 인을 사회화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반면 한비자는 엄정한 법 집행을 통치의 기본으로 여겼다. 중국 춘추전국시대(BC 770∼BC 221년)를 통일로 이끈 것은 유가 아닌 법가 사상이었다. 전국시대 진(秦)나라의 왕, 후에 시황제(BC 259∼BC 210)가 된 진왕은 상앙, 이사, 한비자 같은 법가의 사상을 받아들여 부국강병을 실현하고 6국을 병합해 대제국을 건설했다.

‘법의 도리는 처음에는 고통이 따르지만 나중에는 오래도록 이롭다(法之爲道前苦而長利)’.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지난 13일 퇴임식에서 인용해 눈길을 끈 ‘한비자’의 한 구절이다. ‘유도(有度)’ 편에 나오는 이 구절은 ‘인의 도리는 처음에는 잠깐 동안 즐겁지만 뒤에 가서는 곤궁해진다(仁之爲道偸樂而後窮)’로 이어진다. 여기서 유도란 법도(度)가 있다(有)는 뜻이다. 법가 사상을 집대성한 한비자는 이처럼 유가의 인의(仁義) 사상을 시대에 뒤떨어진 것으로 비판했다. 춘추시대만 하더라도 제후들은 나라를 다스리는 방법으로 인의의 기치를 저버리기가 어려웠다. 그러나 극도의 혼란과 약육강식, 급변하는 전국시대로 접어들자 이상적이고 윤리적인 인의를 버리고 강제력이 있는 법가의 사상을 주목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대통령 탄핵 정국 속에서 법률가들이 같은 상황에 대해 정반대 판단을 내릴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송두환 전 헌재 재판관은 검찰 공소장과 언론보도 등을 근거로 지난해 11월 22일 “만약 이것들이 탄핵 사유로 조금이라도 모자람이 있다고 한다면 우리 헌법의 탄핵에 관한 규정은 사문화될 것”이라고 했다. 반면에 김평우 변호사를 비롯해 대법관, 헌재 재판관, 대한변협회장 등을 지낸 원로 변호사 9명은 지난 2월 일간신문에 ‘탄핵심판은 법치주의를 부정하는 것’이라는 요지로 6개 항의 의견 광고를 냈다. 헌재는 원로의 의견을 일축했다. 재판관 8명 전원 일치로 대통령 파면을 결정했다. 한비자가 살아 있어서 요즘처럼 혼란스러운 우리 사회를 본다면 인의보다 진정한 법치가 우선이라고 하지 않을까 싶다.
[ 많이 본 기사 ]
▶ “중국서 폭행당한 기자 사과해야” 경찰인권센터장 발언 논..
▶ “北 핵 절대 포기 안해…전쟁에 적극 대비해야“
▶ “쓰러졌다” 신고 4시간 만에 주검으로 발견된 작업자들
▶ ‘4골 폭발’ 한국, 7년7개월 만에 일본 격파…통쾌한 ‘도쿄대..
▶ “한심하다”… 38년 만에 한국전 4실점, 들끓는 일본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 : m.munhwa.com ]
[AD]
topnew_title
topnews_photo 장신중 경찰인권센터장이 중국 경호원의 한국 기자 폭행 사건과 관련해 해당 언론사의 사과와 기자에 대한 징계를 촉구하는 글을 올려 ..
mark‘4골 폭발’ 한국, 7년7개월 만에 일본 격파…통쾌한 ‘도쿄..
mark한국당, 현역의원 4명 포함 당협위원장 62명 대폭 물갈..
“쓰러졌다” 신고 4시간 만에 주검으로 발견된..
‘부푼배·호흡곤란·감염’ 등 의문… 사망 신생아..
류여해 “洪 사당화”… 당협위원장 박탈에 서청..
line
special news 전소민·이상엽 “같은 미용실” 핑크빛 기류
‘런닝맨’에서 배우 전소민(31)과 이상엽(34)의 핑크빛 기류가 포착됐다.17일 방송되는 SBS ‘런..

line
“北 핵 절대 포기 안해…전쟁에 적극 대비해야..
분열 임박 국민의당, 금주 분수령…“26일 통합..
靑 “한반도문제, 또 하나의 산 넘었다”… ‘홀대..
photo_news
“北 수백억 벌어줄뻔”… 미사일부품 수출 도운 한국계 호..
photo_news
“한심하다”… 38년 만에 한국전 4실점, 들끓는 일본
line
[연재소설 徐遊記]
mark(1270) 61장 서유기 - 23
illust
[인터넷 유머]
mark괴로운 사람
mark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것
topnew_title
number 구애 외면 여성 직장동료 살해 30대 징역 22..
환자들 모르게 본인 정자로 50차례 인공수정..
비닐봉지 2장 쓴 알바생 절도범으로 몬 편의..
초기 비트코이너, 940억 상당 비트코인 자선..
작년 월급쟁이 7명중 1명 최저임금도 못받아
hot_photo
레이샤, 싱글 ‘핑크라벨’로 데뷔
hot_photo
세계최초 ‘플라잉카’ 내년 출시…..
hot_photo
미스 이라크 가족 美로 피신…“미..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사업안내 | 이용안내 | 구독안내 | 독자참여 | 회원서비스 | 고충처리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책임자:최중홍) | Site Map
제호 : 문화일보 | 주소 : 서울시 중구 새문안로 22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697 | 등록일자 : 2011년 7월 15일 | 발행·편집인 : 이병규 | 발행연월일 : 1997년 1월 1일
Copyright ⓒ 문화일보. All Rights Reserved. ☎ 02) 3701-5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