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누구 얼굴이 붙을까 19대 대선을 54일 앞둔 16일 서울 종로구 창경궁로 선거연수원 외벽에 설치된 역대 대통령의 벽화가 출근길 시민의 눈길을 끌고 있다. 김낙중 기자 sanjoong@
- ‘인수위 없는 大選’ 행정 전문가들 제언
‘득표 영향’ 정치 계산 묻혀
개편안 숨기는건 비겁한 짓
국민여론 수렴 절차 거쳐야
기재부 권한 분산여부 고심
교육·고용에 초점맞출 수도
과학·통상 ‘전문성’ 고려를
조기 대선으로 대통령이 인수위원회를 구성하지 못하고 곧바로 취임해야 하는 만큼, 대선 후보들이 정부 조직 개편 방향에 대한 구상을 공약을 통해 밝히고 평가받아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행정 전문가들은 향후 통상과 과학 분야의 중요성이 두드러질 가능성이 커 전문성을 담보할 수 있는 방향으로 조직 개편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조직 개편 필요… 개편 방향 공개해야 = 17일 문화일보가 행정 분야 전문가 5명을 대상으로 정부 조직 개편의 필요성과 방향 등에 대해 문의한 결과, 조직 개편 필요성을 인정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김태윤 한양대 행정학과 교수는 “대선 주자들이 정부조직 개편과 관련해 아이디어가 있으면 이를 공개하고 국민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면서 “표에 어떤 영향을 줄지 정치적 계산이 복잡하기 때문에 차기 정부 주요 어젠다를 실현하기 위해 어떻게 정부 조직을 개편할 것인가 명확한 이야기를 하지 않고 있는데, 이는 굉장히 비겁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임도빈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며 “정부 조직에 손은 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준비 없이 차기 정부가 들어서면 누가 대통령이 되든 1년 안에 레임덕이 올 정도로 현 상황이 매우 엄중하다”면서 “단일 부처를 건드리는 식으로 즉흥적이며 이슈에 파묻혀 정부 조직을 개편해서는 안 되고, 큰 틀에서 조직 개편안을 구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획재정부, “수정 필요” vs “대상 안 될 듯” = 기재부 개편에 대해서는 전문가마다 의견이 갈렸다. 이창원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는 “기획과 집행을 같이 두면 시시비비를 따지기 어려워 기획과 집행을 분리해 놓은 것이 조직의 기본 원리”라며 “하지만 현재 기재부는 재정과 조세, 기획을 한꺼번에 다 넣어 ‘공룡 부처’가 된 만큼, 상호 견제와 균형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임도빈 교수는 “특정 부처가 군계일학식으로 정책 결정을 할 정도로 권한이 세면 안 되는데, 그 점에서 보면 기재부는 슈퍼 파워”라면서 “부처 권력 불균등이 너무 심한 것은 막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임승빈 명지대 행정학과 교수는 “이번 조직 개편 핵심은 사회분야로, 교육·고용 등에 초점이 맞춰질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과학·통상 부문 전문성 고려해야 = 이창원 교수는 “정부 부처의 이름을 국민이 이해하지 못하면 그 자체로 잘못된 부처”라며 “기본적으로 과학과 정보통신부 결합의 정합성이 보이지 않는다”고 미래창조과학부의 개편 필요성을 지적했다. 임승빈 교수는 “정보통신기술(ICT) 중심으로 과거 정통부 형태의 부처를 부활시키는 한편, 과학 분야는 분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통상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정부 조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임승빈 교수는 “과거 외교부에서 통상을 맡았을 때를 보면, 수출 기업에 대한 산업적 마인드가 부족했다”며 “산업정책 전담부처에서 통상을 현실에 맞게 다루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중소기업청의 부 승격에는 산업통상자원부와 업무가 중첩될 우려 등을 지적하며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다. 임승빈 교수는 “지역경제 활성화와 관련된 다양한 정책 수단이 지방자치단체에도 많다”면서 “지자체의 중소기업은 제조업 분야가 많은데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중기 분야 정책을 지자체로 넘기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고 제안했다.
장석범·박정민·윤정아 기자 bu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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