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조직 개편 ‘깜깜이 논의’>‘공무원 조직 흔들릴까’ 지레 조심? 나중에 논의하면 늦는다

일부 부처 파편 구상 머물러
종합적 개편안 빨리 내놔야

19대 대통령 선거가 50여 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대선 주자 중 구체적인 조직 개편안을 공식적으로 밝힌 대선 주자는 단 한 명도 없다.

박근혜정부의 색깔이 짙은 부처의 존폐, 자신의 핵심 공약과 관련된 부처의 기능 강화 등에 대한 파편적 구상만 있을 뿐 종합적인 개편 방향에 대한 논의는 전혀 없는 상태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대선 주자 대부분이 현 정부 조직의 틀을 일정 부분 바꿔야 한다는 데는 한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구체적인 개편안을 공개한 캠프는 아직 없다. 유력 주자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의 경우 ‘공식 논의는 아직 없다’는 게 캠프의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그동안 문 전 대표의 발언과 공약들을 살펴보면 미래창조과학부 개편과 과학기술부 부활, 해양경찰청과 소방방재청 독립, 교육부 기능 축소, 국가정보원을 ‘해외안보정보원’으로 개편 등의 구상을 엿볼 수 있다. 박근혜정부에서 확대·축소 개편된 부처를 원래 상태로 복귀시키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은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파면이 확정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결정되기도 전에 정부 조직 개편안을 내놓으면 공무원 조직을 흔드는 듯한 인상을 줄 수 있다는 취지에서다. 그러나 불확실성이 걷힌 현재 종합적인 구상은 나오지 않고 있다. 이 시장은 ‘야 3당 공동정부’를 제안한 바 있지만, 세부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는 조기 대선 시 정부 조직 개편과 섀도 캐비닛(예비 내각) 구성이 필요하다고만 밝힌 상태다. 그동안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 결정 이후 논의할 문제라며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다만 교육부 폐지와 국가교육위원회 신설, 교육지원처 재편을 대표 공약으로 제시한 바 있다.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은 ‘유능한 정부’라는 콘셉트로 여성가족부 폐지, 중소기업청 승격, 산업통상자원부 통상 기능의 외교부 이전 등을 구상하고 있다.

윤정아 기자 jay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