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國에서 계속 사업하고 싶다… 현지 롯데직원만 2만5000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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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회장 WSJ 인터뷰
사드보복 이후 첫 입장 표명

신동빈(사진) 롯데그룹 회장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와 관련해 부지를 제공한 데 대해 중국의 ‘보복’을 받는 데 대해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내면서 “중국 사업을 지속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제재 중단 기대를 완곡하게 피력한 것이다.

미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은 24일 자에서 신 회장이 사드 보복과 관련해 중국을 ‘자신의 조상들이 살던 땅’으로 묘사하며 중국과 중국 사업에 대한 애정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신 회장이 사드 보복이 구체화한 이후 입장을 표명한 것은 처음이다. 롯데그룹은 “(신 회장이) 월스트리트저널 한국 특파원과 다음 달 3일 그랜드 오픈을 앞둔 롯데월드타워, 한국 롯데그룹 창립 50주년, 롯데 사명이 유래한 ‘샤롯데’등과 관련한 대담을 하다가 현안인 사드 제재에 대해 심경을 피력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나는 중국을 사랑하며 롯데는 절대적으로 중국에서 계속 사업하기를 바라고 있다”며 “(롯데마트 영업정지 등의 중국 제재에 대해)놀랐고 오해가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롯데가 중국에 50억 달러를 투자했고 2만5000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으며, 중국 매출이 롯데 전체 매출의 10%에 달한다는 중국 사업 현황도 설명했다.

롯데가 사드 부지를 제공한 배경에 대해 신 회장은 “만약 정부가 우리와 같은 민간 기업에 땅(사드 부지)을 포기하라고 요청했다면 우리에게 정부의 요청을 거절할 여지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불가피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애초 신 회장은 지난 1월에 사드 관련 갈등을 완화하기 위해 중국을 방문할 계획이었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러나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 따른 출국금지로 인해 방중 일정은 취소됐다. 신 회장은 “1월에 중국을 갔더라면 이러한 긴장을 풀 수 있었겠지만 한·중 간의 상황이 더 악화한 현재 시점에서는 긴장 완화가 어려울 것 같다”고 우려했다.

신 회장은 ”(갈등 긴장 등이) 점차 사라지기를 바라지만 해답은 없다”며 “5월 대선에서 중국과의 관계를 개선하고, 롯데가 중국에서 사업을 재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새 대통령이 나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민종 기자 horiz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