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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정재덕 셰프의 사계절 건강 밥상 게재 일자 : 2017년 04월 05일(水)
도다리 쑥국, ‘향긋’ 쑥·‘담백’ 도다리… 기력이 쑥쑥 돋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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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곤증으로 몸이 나른해지는 이른 봄 미식가들이 즐겨 찾는 ‘도다리쑥국’. 제철을 맞아 살이 통통히 오른 도다리와 성인병 예방에 좋다는 쑥으로 만들어 ‘보양식’으로도 손색이 없다. 김호웅 기자 diverkim@

4월 첫째 주는 1년 중 딱 이때만 볼 수 있는 귀한 꽃, 벚꽃이 단연 주인공이 되는 시기다. 서울 여의도부터 경남 진해까지 전국 곳곳에서 열리는 벚꽃축제 소식에 마음마저 두근댄다.

내 고향 남해에도 바다를 끼고 만개한 벚꽃이 절경을 이루는 곳이 많은데, 이맘때는 그래서 더 고향을 찾고 싶어진다. ‘남도의 봄’ 하면 꽃으로는 벚꽃이 빠질 수 없듯이, 음식으로는 ‘도다리쑥국’을 빼놓을 수 없다. 도다리쑥국은 봄철에만 맛볼 수 있는 남해안의 계절 음식으로, 특히 통영의 도다리쑥국은 지역 별미로 유명하다.

통영 근처의 크고 작은 섬에서 해풍을 맞고 돋아난 쌉싸름한 쑥과 인근 바다에서 건져 올린 신선한 도다리로 만든 도다리쑥국은 이 계절에 꼭 한번은 맛볼 만한 영양 만점 별미다.

‘봄 도다리, 가을 전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도다리는 3∼5월 봄철에 가장 맛있는 생선이다. 도다리는 가자밋과의 생선으로 단백질이 풍부하고 지방이 적어 담백하고 개운한 맛이 일품이다. 특히 요맘때의 도다리는 살이 통통하게 오르고 살에서 단맛이 나서 생선 중 단연 최고로 손꼽힌다.

도다리는 광어와 생김새가 비슷해 헷갈리기 쉬운데, 광어는 눈이 왼쪽에 있고, 도다리는 눈이 오른쪽에 있어 ‘좌(左)광(어), 우(右)도(다리)’로 구별되며, 광어는 9∼12월 가을이 제철인 반면, 도다리는 봄이 제철인 점 등에 차이가 있다.

아울러 쑥은 한의학에서 봄을 대표하는 건강 식재료로 여겨진다. 논밭 등 흙이 있는 곳이라면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어 그 가치에 소홀할 수 있지만, 쑥은 마늘·당근과 함께 성인병 예방의 3대 식재료로 손꼽힐 만큼 효능이 뛰어나다. 쑥은 피를 맑게 하고 혈액순환을 도와 몸을 따뜻하게 해준다. 특히 쑥의 독특한 향을 내는 ‘시네올’이라는 성분은 유해 세균의 성장을 억제하고 면역과 해독작용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때마침 어머니가 남해의 쑥을 넉넉히 집으로 보내 주셨는데, 남해의 해풍을 맞고 노지에서 자란 질 좋은 쑥을 보니 도다리쑥국 생각이 간절했다. 싱싱한 도다리를 사다가 아내와 아이들에게 내가 먹었던 ‘고향의 봄’의 맛을 선물하고 싶어졌다.

다음 날 새벽 일찍 노량진수산시장으로 발걸음을 향했다. 단골집을 포함해 몇몇 집을 돌아다니며 크기도 적당하고 때깔도 좋은 도다리를 흥정해 2만 원에 샀다. 도다리를 구입한 후 아이들이 좋아하는 다른 해산물도 조금 더 살 겸 시장을 둘러봤다. 가끔 이 시간에 아는 셰프들을 우연히 만나 인사를 나누기도 하는데 새벽 시장에서 만나는 셰프들은 특히 더 반갑다. 장보기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손에 든 봉지에서 싱싱한 도다리가 펄떡거리며 뛰는 소리가 들린다.

집에 도착해 재료를 준비한다. 도다리는 내장을 빼고 깨끗하게 손질해 3등분으로 잘라 놓고, 냄비에는 물을 올려 무와 다시마를 넣고 육수를 낸다. 잠시 후 다시마는 건져내고 끓는 육수에 도다리를 넣고 집 된장 1큰술을 엷게 푼다. 그리고 소금과 다진 마늘로 마지막 간을 맞추고, 어머니가 고향에서 보내 주신 쑥을 넣고 한 번 더 우르르 끓이면 완성이다.

봄의 땅과 바다에서 가장 맛있는 식재료끼리의 조합인 쑥과 도다리로 끓여 낸 도다리쑥국의 맛은 어떨까. 먼저, 국물을 한입 맛보면 심심하면서도 구수한 된장 국물에서 시원한 맛이 느껴지고 쌉싸래하면서도 향긋한 특유의 쑥 향이 입안을 가득 채운다.

국물 속 도다리의 살을 발라 먹어 본다. 통통하게 오른 살은 너무나 부드럽고 담백해 씹으면 단맛이 난다. 살이 부드러워 가시를 발라서 아이들에게 주니 서로 더 먹겠다고 하는 바람에 쑥 된장국까지 거부감 없이 한 그릇을 금세 먹어치운다.

도다리쑥국은 남도의 음식이지만, 요즘 마트 등에서 도다리쑥국 재료를 묶음으로 포장해 판매하는 것을 보니 친근한 메뉴가 된 것 같다. 도다리쑥국에 아직 익숙하지 않더라도, 누구라도 한입 맛본다면 ‘쑥과 도다리의 입맛 돋우는 환상적인 만남에 진짜 봄이 왔구나’하는 생각이 절로 들 것이다. 게다가 1년 중 이맘때만 맛볼 수 있는 음식이라는 생각이 들면 귀한 맛을 즐기기 위해 마지막 한입까지 남김없이 먹게 될 것이다.

현란한 양념 없이도, 자연이 만들어 내는 천연의 맛에 감탄하게 될 도다리쑥국. 가족 건강을 위해 이 봄이 가기 전에 꼭 한번 챙겨 먹어 볼 만한 메뉴다.

한식당 다담 총괄·사찰음식 명인


어떻게 만드나

재료


도다리 1마리(500g), 쑥 두 줌, 청·홍고추 1개씩, 대파 1/3개, 된장 1큰술, 소금 1작은술, 다시마 2조각, 무 한 토막(4㎝ 두께), 다진 마늘 1/4작은술



만드는 법

1 도다리는 깨끗하게 비늘을 제거하고 씻은 후 3등분 한다.

2 쑥은 깨끗하게 손질해 흐르는 물에 씻어 준다.

3 무는 삐져썰기(재료가 불규칙한 모양이 되도록 재료를 돌려가며 지그재그로 썰기)한 후, 다시마와 함께 육수를 낸다.

4 냄비에 무와 다시마를 넣고 끓이다가 끓어 오르면 다시마를 건져내 육수를 만들어 놓는다. 육수 6컵을 다른 냄비에 붓고 끓어 오르면 된장 1큰술을 풀어준 뒤 손질한 도다리를 넣고 3∼4분간 끓여 익힌다.

5 도다리가 익으면 쑥과 청·홍고추를 슬라이스해 함께 넣어 30초간 끓인다.

6 소금으로 간하고 다진 마늘을 넣은 뒤 마지막으로 한번 더 끓인 다음 그릇에 담아낸다.



조리Tip

1 국을 끓이고 남은 쑥은 쌀가루에 버무려 찜솥에 쪄서 쑥버무리를 만들어 먹으면 좋다.

2 도다리는 육수가 팔팔 끓을 때 넣어야 살이 부서지지 않는다.

3 도다리쑥국은 너무 오래 끓이면 맛이 없어지므로 도다리를 넣은 후 5분 이내, 쑥을 넣은 후에는 1분 이내로 짧게 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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