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 ‘젓가락 세계화’ 메카로 우뚝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충북 청주시가 지난해 개발한 젓가락 문화상품들. 청주시 문화산업진흥재단 제공

매년 페스티벌…국내외 관심
고유 디자인 담은 100종 개발
이달 25일부터 방콕서 특별전

‘젓가락 문화를 아시나요.’

충북 청주시가 젓가락 문화 발전을 위해 관련 사업과 세계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7일 시 문화산업진흥재단에 따르면 지난 2015년 동아시아 문화도시로 선정된 뒤 이어령(83) 전 문화부 장관의 제안으로 젓가락 문화를 고유의 브랜드로 만들기 위해 관련 상품 개발과 축제 개최, 외국과의 교류·협력 등을 활발히 추진 중이다.

젓가락은 포크와 나이프를 사용하는 유럽과 달리 쌀을 주식으로 하는 한·중·일 3개 국가가 2000년 이상 음식을 먹는 데 사용한 공통된 도구다. 시는 1980년 말 상당구 명암동의 무덤에서 고려말 유물로 추정되는 쇠젓가락이 나온 데 이어 1998년 흥덕구 옥산면 소로리 오창과학산업단지 조성 현장에서 1만7000년 된 세계 최고(最古)의 소로리 볍씨가 출토되는 등 젓가락 문화와의 인연에 따라 관련 산업 발전으로 연결해 주목을 받고 있다. 시는 이를 위해 2015년 11월 11일을 ‘젓가락의 날’로 선포하고 전시·학술·경연대회 등의 젓가락페스티벌을 매년 개최해 국내외의 높은 관심을 받으며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에는 지역 공예작가와 청주대 등이 참여해 옻칠 나전·금속·유기 수저와 산초나무 젓가락, 조각보 수저집 등에 쌀·한글·한옥 등 고유의 문화 원형을 디자인으로 담은 100여 종에 달하는 젓가락 문화상품을 개발했다. 이 상품은 다양한 디자인과 문화적 가치가 담겨 있다는 평가와 함께 높은 인기를 끌며 지난해에만 1억 원 이상의 판매 실적을 거두었다. 시는 이에 머물지 않고 대표적 브랜드로 특화하기 위한 마스터플랜을 수립, 한·중·일이 함께 출판·교육·장단·음식·공방 등을 체계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젓가락연구소를 설립하고 젓가락 문화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우라타니 효고(浦谷兵剛) 일본 국제젓가락문화협회장이 시를 방문해 이승훈 시장과 만나 젓가락 콘텐츠 세계화에 협력하기로 약속했다. 이들은 한·중·일 3개 국가가 젓가락 역사·문화·교육·음식 등을 주제별로 ‘젓가락 이야기’ 시리즈를 발간할 계획이다. 또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젓가락 밥상머리 교육을 위한 교재와 교육프로그램 개발에 협력하고 시가 개발한 젓가락 문화상품을 일본의 주요 매장에서 판매키로 했다.

젓가락 문화의 가치를 세계 각국에 알리는 사업도 추진된다. 시는 오는 25일부터 6월 24일까지 2개월 동안 태국 방콕의 한국문화원 초청으로 ‘젓가락 특별전’을 열어 젓가락 유물과 문화·예술 상품 등 200여 점을 전시할 예정이다. 시는 또 젓가락을 사용하지 않는 유럽에서도 젓가락 문화를 알리기 위한 전시회를 계획 중이며 관련 문화상품 판매 등에도 적극 나서기로 했다. 이 시장은 “젓가락은 역사와 문화, 재미와 공감, 교육과 산업, 소통과 확장이란 특성이 있어 세계적인 자원이 될 것”이라며 “상품·음식·장단·교육 등 다양한 장르로 특화해 산업화와 세계화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청주 = 고광일 기자 kik@munhwa.com